10대 당뇨·고혈압 급증 … 혹시 우리 아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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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을 앓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고칼로리 음식은 많이 먹는데 운동량은 절대 부족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입시 준비와 학원에 내몰리면서 학생 자신은 물론 학부모들도 건강에 무관심해 병을 키우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고교 1학년인 정민수(15·가명)군은 올 초 키 상담을 받으러 병원에 갔다가 갖가지 성인병 진단을 받았다. 키 1m65㎝, 몸무게 78㎏,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8.7로 비만이었다. BMI가 25 이상이면 비만이다. 고혈압에다 고지혈증·당뇨까지 겹쳤다. 정군의 어머니는 “중1 신체검사 때 소변에서 당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지만 건강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공부에 지장을 줄까 봐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을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고지혈증 환자는 1만2703명으로 2005년(7761명)보다 63.7% 늘었다. 같은 기간 당뇨병은 16.8%, 고혈압은 9.1% 늘었다. 여학생의 생리 시기가 빨라지면서 이와 관련한 질병도 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유한욱 교수는 “청소년기에는 성 호르몬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돼 비만이나 생식기 질환이 빈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부모들이 공부를 우선하느라 병을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보건교사는 “뚱뚱한 체격이든 마른 체격이든 요즘 아이들에게 고혈압 증세가 많이 나타난다”며 “스트레스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학생은 더 문제=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0대의 비상적인 자궁 출혈 환자가 2005년에 비해 110%, 불규칙한 생리 환자는 100% 늘었다. 1년6개월 전부터 생리가 심하게 불규칙하던 김영이(15·가명)양은 비만으로 난소에 이상이 생겼다. 혈액 검사 결과 호르몬에 문제가 발견됐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충호 교수는 “김양은 난소에도 여러 개의 물혹이 있는데 방치하면 불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학생들은 생식기 질병 치료를 꺼린다. 이지희(16·가명)양은 많은 양의 생리가 한 달간 지속됐는데도 부모에게 얘기하지 않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빈혈 증세까지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는 “사춘기 땐 난소 미성숙으로 생리 관련 질환이 빈발하므로 이상증세가 보이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누원고 김금희 보건교사는 “한 학년 500여 명 중 20~30명이 비만인데 외모에 관심이 가장 많은 나이에 비만이 되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여학생의 90%가 생리통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무기질을 잘 섭취하면 생리통이 생기지 않는데, 이런 아이들에게 진통제를 먹이니까 약 성분 때문에 위산 분비가 많아지고 위염을 앓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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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신충호 교수는 “10대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일 한 시간 이상 땀 나는 운동을 하고 고칼로리 음식의 과식을 자제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두 돌이 지난 뒤 과체중이 발견되면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김민상 기자
청소년 질환 예방 10계명
1 두 돌 이후부터는 저지방 우유를 먹인다.
2 매일 초등학생 두 시간, 중·고생 한 시간씩 땀 날 정도의 활동을 하게 한다.
3 청량음료 대신 물, 과일 주스 대신 생과일을 먹는다.
4 달고 기름진 음식이나 패스트 푸드를 멀리한다.
5 매일 생선·달걀·살코기 등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한다.
6 식사는 대화를 하면서 30분 이상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인다.
7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자녀의 얘기를 경청하고 학원은 자녀의 동의하에 보낸다.
8 생리통·생리 불순 등 생리 관련 질환은 곧바로 산부인과에서 원인을 찾는다.
9 학교 신체검사 때 이상 소견을 통보 받으면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는다.
10 ‘사춘기 지연’ 땐 정밀검사를 받는다. (여학생은 13세 이후에도 가슴이 안 나올 때, 남학생은 15세까지 변성이 안 올 때)
자료: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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