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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맛있는 골프

상대가 샷할때는 입열지 말자!

상대가 샷할때는 입열지 말자!

 

골프 매너 중에 사소한 것 같으나 중요한 매너 중 하나가 바로 상대방이 샷을 할 때 조용히 해 주는 것이다.

지난해 울 회사에서 열린 큰 대회 중 마지막날 외국선수(우승 후보였음)가 샷을 할 때 갤러리의 핸드폰이 '쩌렁 쩌렁' 울리고 한쪽에선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결국 그 선수는 그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한국 프로님께서도 "조용히 좀 합시다"며 외국 선수에게 대신 사과하는 모습도 보았다.

아마추어의 경기 모습에서도 앞 팀이 샷을 할 때 혹은 동반자가 샷을 할 때 조용히 해 주어야 하는데 특히 단체 팀이 오면 앞 팀이 샷을 하건 말건 시끄럽게 떠드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얼마 전 9홀을 돌고 홀이 많이 밀려있어 벤치에 앉아(울 팀이 단체 팀 1조였음) 12분이서 도란도란 서로의 골프 이야기에 흠뻑 빠져있었다.

앞 팀이 티샷을 할 차례였다.

"고객님 이제 목소리를 무음처리 해 주세요~앞 팀 티샷 합니다"

울 팀 고객님들은 목소리를 바로 무음 처리 했으나 2, 3조 고객님들은 무엇이 그렇게 할 말씀이 많은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앞 팀은 언뜻 보아도 30대 중반으로 보였고 우리 단체 팀은 60대 초반 정도였다.

앞 팀 고객님이 티샷을 하고 내려오시면서 우리 쪽을 향해 소리치셨다.

"어르신들~죄송하지만 말씀 도중에 그만 제가 티샷을 해저드로 날렸습니다"라고 우회적으로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젊은 분의 입에서 나온 말은 욕 함유율 98%였다.

"저런 띵동~띵동~멍멍이 같은 것들이 티샷 할 때 떠들어가지고는 띵동 띵동~"

순간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는 바로 싸움이 터질 분위기였다.

"이보쇼 젊은 양반! 티샷 하는데 떠들어서 미안한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르신들한테 띵동 띵동이라고 말할 수 있냐"며 말을 하기가 무섭게 앞 팀에 있는 네 번 째 티샷을 하신 분께서 티잉 그라운드에서 내려오시면서 또다시 욕을 내 뱉었다.

"저 신발 끈 같은 것들 때문에 나까지 기분이 상해서 티샷이 해저드에 들어 갔어"라고 말했다.

단체 팀과 개인 팀의 이종격투기가 벌어질 폭풍전야였다.

2조, 3조에서는 앞 팀의 주민등록 번호까지 다 가져오라고 난리를 치셨다.

그나마 그 팀의 바로 뒷 팀인 우리 팀 고객님들은 "골프장에서 싸우면 서로가 좋지 않다" 며 "우리가 나이가 많지만 이따 만나면 정중히 사과하면 된다"라고 말씀하셨다.

드디어 그늘 집에서 앞 팀과 만났다. 울 팀 고객님이 먼저 모자를 벗으며 사과하는 거 같았다.

"아까 떠들어서 미안했소이다. 젊은 사람들이 한번 이해를 해 주구려~"

약간은 듣는 둥 마는 둥한 표정으로 그냥 밖으로 나온다.

이 상황에 안절부절 못한 앞 팀 언니와 나는 고객께 다가가 선의의 거짓말을 하였다.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고객님들이 많이 미안해하고 있으니 마음 푸십시오~"

이렇게 말하고 있는 사이 울 팀 핸드폰에서 진동이 계속 울리고 있었나보다.

앞 팀에 한분이 우리 카트로 달려가 전화를 받는 듯 했다. 내가 카트에 다가갔을 땐 이미 앞 팀의 고객이 울 팀 카트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받은 상태였다.

"핸드폰 주인 지금 골프 치고 있소이다. 전화하지 마쇼!"하면서 끊어버렸다(만일 이 사실을 핸드폰 주인에게 말했다가는 대형사고 터질 것 같아서 볼 타월을 입에 물고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골프칠 때 사소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중요한 것이 바로 상대방이 샷을 할 때 조용히 해 주는 것임을 또다시 느끼게 된 불미스러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