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프/맛있는 골프

홀인원에 얽힌 사연

홀인원에 얽힌 사연

 

홀인원도 정말 여러 종류가 있다.

18홀 중 파3홀은 딱 4개가 있다. 얼마 전 어떤 고객님께서 첫 번째 파3홀에서 홀인원을 하였는데 그 다음 파3홀에서 같이 온 동반자가 또 다시 홀인원을 하여 모두를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쌍 홀인원.' 이런 홀인원이 나올 확률은 대체 얼마나 될까?

또 어느 할아버님은 대화에 너무 열중하신 나머지 내리막 120야드짜리 파3홀에서 본인이 친 볼이 홀을 향해 굴러가고 있는데도 친구 분들과 대화하느라 미처 홀인원을 구경하지 못한 적도 있다.

어! 홀인원이예요~(할아버님의 진지한 대화에 껴들지 못해 중얼거리기만 함)

그러고서는 그린으로 이동하는 달리는 카트 안에서 할아버지 하시는 말씀. "아가야 (캐디를 말함) 내 볼 벙커 들어갔니?"

"아니요~홀 안에 있습니다"

"에이~무슨 소리~그럴 리가 없는데~"

"아니에요~아까 그린 엣지맞고 비실비실 홀 속으로 들어갔단 말이예요ㅋㅋㅋ"

또 만취상태의 어느 골퍼. 180 야드에서 4번 우드를 어금니 꽉 깨물고 쳤다. 볼은 술 먹은 사람처럼 비틀거리면서도 홀 속으로 향하더니 결국 홀인원이 됐다. 그 이후 너무 신이 나서 또 다시 그늘 집에서 부어라 마셔라 술을 드시고 그 다음 홀에 티샷을 날렸는데 이번에는 OB였다.

불길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홀인원 한 볼로 치신 건 아니죠? 그 볼은 백에 잘 넣어놨겠죠?"

그러자 만취한 손님은 "아차! 내가 술 먹고 정신이 없었네.ㅠㅠ(반성하는 골퍼)" 나는 목숨 걸고 낭떠러지로 내려가 그 볼을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일을 마치고 홀인원 증서를 쓰기 위해 경기과로 갈지자를 그리며 비틀 비틀 오신 고객님.

"그런데 거리가 @,@(몇몇 야드 였지?)"

"네~180야드 이었습니다"

"사용 클럽-@.@ 어~뭐였더라?"

한참을 고민하던 손님은 5번 아이언이라고 썼다.

"아니~고객님 아까 전에 분명 어금니 꽉 깨물고 4번 우드 풀스윙 했잖아요"

"쉿! 무슨 소리. 난 분명 5번 아이언으로 쳤다고" (무슨 클럽으로 홀인원을 했는지 기억조차 못하시는 골퍼. 아~못산다 못살어)

가장 엽기적인 홀인원은 파3에서 티샷한 볼이 그린 근처에 떨어졌는데 골프장에 사는 개가 그 볼을 물어다가 냅다 홀 안에 놓았다. 일명 '개 홀인원'인데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골프장개 구력 3년차면 홀인원을 만든다~'는 훌륭한 예인 듯싶다.

(이건 다른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랍니다. 근데 이것도 홀인원으로 인정이 되나? 한참 고민을 해 봤습니당)

가장 돈을 많이 쓴 홀인원도 있다.

몇 년 전 어느 날 20팀 짜리 단체 팀이 관광버스를 타고 오셨는데 그중 한분이 홀인원을 했는데 기쁨에 찬 비명이 아닌 원망의 비명을 지르셨다.

"안돼~~!! 들어가면 안 된 다구 ~"

고객이 그렇게 애원을 했지만 볼은 야박하게도 마냥 굴러가더니 그냥 홀 속으로 다이빙했다. 홀인원이었다.

동반자들은 최소한 홀인원 기념으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은 들어간다고 자꾸 말씀하셨고 홀인원의 주인공은 남은 홀을 눈물을 글썽이며 라운드를 마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