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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맛있는 골프

막가파 골퍼, 타구사고 낸 뒤에도 오히려 큰 소리

막가파 골퍼, 타구사고 낸 뒤에도 오히려 큰 소리

 



골퍼들은 비싼 그린피를 내고 서비스를 받으러 왔기에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골프를 치다 보면 불미스러운 일이 종종 생기곤 하는데 그중 하나가 앞 뒷팀을 잘못 만났을 때이다.

지난해 여름이었다. 새벽 팀인데 젊은 여자분 4분이었다.

새벽 팀이라 플레이를 조금 빨리 해야 하는데 여자분들 이라 걱정하고 있었는데 뒷팀 고객들께서 내게 잠깐 와보라고 했다.

"언니야~빨리가랏! 우리 성격 엄청 급하다~우리는 성격이 급해서 자판기에 커피 나오는 것도 못 기다려서 커피보다 손이 먼저 들어가서 몇 번이나 화상을 입은 사람들이여~뭔말인지 알겠지~"

하지만 나의 걱정과는 달리 울팀 여자분들은 젊고 예쁘고 볼도 잘 치시는 편이고 무엇보다 플레이도 엄청 빠르셨다. 오히려 앞팀이 매우 느려서 매홀 마다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뒷팀은 우리보고 빨리 가라더니 전혀 볼 수가 없었다.

8번째 파3홀. 앞팀이 홀아웃 할 때까지 한~참을 기다리다가 티샷을 마치고 그린에 올라갔다.

여자분들께서 퍼팅을 하시는데 그제야 도착하신 뒷팀 손님 티잉그라운드에서 우리에게 들으라는 듯이 외치셨다.

"뽀~오오오오오오올~!(물론 볼을 친 것은 아니었지만 빨리 가라는 경고성 외침이었다-_-)

그 소리에 놀란 여자분들은 퍼팅도 하는 둥 마는 둥 다음 홀로 이동했으나 앞팀이 티샷을 하고 세컨드샷 지점으로 어슬렁어슬렁 거북이처럼 이동하고 계셨다.

한참 기다리다가 티샷을 하고 세컨드 샷을 하려고 하는데 또 다시 이어지는 뒷팀의 외침.

"뽀~오오오올~~"하면서 볼을 날리셨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없었다. 아무리 여자분들 끼리 왔다지만 너무 무시하는 듯 했다.

뒷팀에게 무전을 해서 대체 왜 그러냐고 아직 앞팀은 그린에 있다고 했는데 뒷팀 캐디는 손님들이 너무 무서워 치시면 안된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치신다며 울먹였다.

문제는 후반에 있는 블라인드 홀이었다(앞팀의 위치가 잘 안 보이는 홀).

그동안 뒷팀으로 인해 불쾌했지만 나한테 만큼은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었던 여자분들이 또다시 세컨드 샷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여자분들 사이에서 볼을 보고 있는데 뒷팀에서 또 다시 날아오는 볼.

그 볼에 한 여자분(A)이 맞았다. 어머 어떻게 해요(나는 울상이 되었다)

"하~하~하 언니 나 많이는 안 아픈데 뒷팀좀 혼내줘야 겠어요. 언니 뒷팀에게 무전하세요. 손님이 맞았다고"

손님이 맞았다고 무전을 했는데도 여전히 뒷팀에서는 볼을 치시면서 계속 우렁차게 '굿샷 ~~'소리만 외치셨다. 볼을 맞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보통 타구사고시 이유 불문하고 뛰어와서 사과를 해야 하는건 골프 매너 중 기본이다. 그러나 정말 황당한 뒷팀. 뒷팀 캐디만 '600만불의 사나이' 보다 더 빨리 달려와 사과를 했다. "고객님 죄송합니다. 제가 치면 안 된다고 했는데도 그만…."

울팀 손님은 뒷팀 캐디의 사과를 받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 뒷팀 캐디를 돌려보내고 볼맞춘 손님을 데려오라고 말했다.

남자답게 나타나 진심으로 사과하고 많이 다치셨냐고 했으면 별문제 없이 지나갔을 일이었다. 그런데 뒷팀 손님은 은근슬쩍 모른 척 하고 우리랑 거리를 두면서 나타나지 않았다.

기다렸다. 뒷팀이 올 때까지.

정작 문제의 주인공은 나무 뒤에 청솔모와 함께 숨어 있다가 한참 후에 나타났다. 겉보기에 독수리 5형제는 다 앉아서 정모를 치룰만한 넓은 어깨를 지녀서 정말 남자답고 쿨~하게 생겨보였다.

하지만 그러한 외모와는 달리 "안보여서 쳤는데 뭐가 잘못이냐?"며 도리어 화를 내셨다.

울팀 동반자분들이 화를 내시며 사람이 볼을 맞췄으면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게 예의 아니냐며 말을 했더니 "볼맞은 사람 아니면 조용히 입 다물고 있으라"며 황당한 말을 내뱉었다. 아~정말 못된 골퍼.

한 3분간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뒷팀의 남자 분은 오히려 나중에는 우리 팀에게 생전 들어도 못 봤던 저속한 욕을 내뱉고 때리려는 시늉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목소리 크고 힘센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 대한민국인가?

지나가던 모든 직원들이 말려서 싸움은 대충 끝이 나고 여자분들은 뒷팀으로 인해 매우 불쾌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가셨다.

물론 뒷팀은 별도의 조치(예약 정지및 출입금지?)를 취했다. 사실 이러한 벌보다 더 심한 벌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타구사고가 골프장에서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부득이하게 발생 시 일차적으로 진심어린 사과가 먼저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