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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맛있는 골프

웃음 선사하는 못말리는 골퍼들

웃음 선사하는 못말리는 골퍼들

 

골퍼에는 여러 부류가 있는것 같다.

정말 진지하게 골프만 치는 분, 골프는 뒷전이고 소풍 온듯이 그늘집에서 술이나 먹다가 끝내는 분, 아님 내기에 완전 취하신분 그리고 정말 엉뚱해서 나와 동반자를 웃게만드는 분.

최근 어떤 두분의 골퍼가 나를 한참 웃게 했다.

첫번째 골퍼는 이러했다.

영하 5도쯤 된 어느날. 티잉 그라운드에서 담배를 물고 '있는 폼 없는 폼'다 만들면서 열심히 연습 스윙을 하고 있던 골퍼A가 나와 동반자를 향해서 소리쳤다 .

"저기~저 난롯가에 불쬐는 사람들 옷 탔나보다 탄 냄새가 나네"

난롯가와 연습 타석까지는 약 47 야드의 거리가 있었다.

"저는 아무런 냄새가 안나는데요"

"아냐~아냐~내 코가 월매나 좋은데. 분명 난롯가에 있는 사람 옷타는 냄새야 언능 가서 말해줘"

난롯가 근처에 살곰 살곰 다가가서 언뜻 보니 다들 난로와 일정한 안전 거리를 유지한 채 올바른 자세로 난로를 쬐고 있었다.

"없는거 같은데요"

"이상하다~분명 내 코는 개코인데"

그러자 옆에 있던 동반자가 A를 보며 소리를 쳤다 .

"푸~하하하~야 니 옷이 탔다!"

그러고 보니 그분의 옷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

담배를 멋지게 입에 물고 연습 스윙을 하던 중 어깨턴을 심하게 해서 담배가 어깨에 잠시 닿았나보다. 그때부터 옷이 조금씩 타들어가고 있었다.

본인의 옷이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다른팀 옷탄다고 고뇌하고 걱정하던 골퍼.

라운드가 끝날때까지 뻥 뚫린 그분의 옷만 보면 웃음이나서 볼타월로 입을 틀어막아야만 했다. ㅋㅋㅋ.

또 한분의 할아버지 골퍼이야기.

한 17번 홀쯤 가서 내게 대뜸 이런 말씀을 하셨다.

"언냐~언냐는 얼굴도 이쁘고 참 착한데 말이야. 음~~그러니깐~거시기~그러니깐 말이야~"

"뭔데요. 말씀하세요~ (저 말씀은 내 단점을 말씀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사표시)

"저기 말이야 아까 16번 홀도 그랬고 이번 홀도 언니가 내게 실수를 한게 있는데 왜 자꾸 다른 사람 피칭 웨지를 나한테 줘 ? 아까 16번홀도 언니가 다른 인간 피칭 웨지를 줘서 어프로치 샷을 실수 했는데 이번 홀도 또 다른 인간의 피칭웨지을 나한테 줬잖아~~"

"어? 그럴리가요. 저는 분명 고객님의 피칭을 드렸는데요"

"그리고 16번, 17번홀은 물론 첫홀부터 그 피칭웨지으로 치셨잖아요.-_-"

나는 그분을 모시고 카트로 왔다.

"보세요 고객님. 그럼 이 금피칭이 고객님 피칭이옵니까?"

(골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 "아니~그 금피칭은 내것이 아니야"

"그럼 이 은피칭이 고객님 피칭이옵니까? 그럼 이 동피칭이…."

다른 3분의 피칭 웨지를 모두 보고서도 본인것이 아니라며 고개를 저으셨다.

너무나 웃겼던것은 그분의 아이언 샤프트는 모두 빨간색이었다.

그런데 피칭웨지만 샤프트가 파란색인 것이다.

나는 그냥 예전에 나무 밑에서 치다가 샤프트가 부러져 새것으로 교체 한줄만 알았는데 ㅋㅋㅋ.

샤프트 색깔이 완전 다른데 왜 그걸 17번홀에서 알았을까요?

"고객님 그럼 오늘 말고 최근에 어느분이랑 라운드 하셨어요? 그날 치신 분중 한분과 피칭웨지가 바뀐거 같네요"

고객님은 한참 우수에 잠긴 표정을 지으며 생각하시더니 한 5개월전이 최근 라운드였다고 내게 고백하였다.

"5개월동안 피칭웨지가 바뀌었는데도 친구분한테 전화가 안왔습니까? 그리고 고객님은 그 사이에 연습장도 한번 안갔습니까?"

"연습장? 나 어제 연습장에서 밤 10시까지 연습 하다 왔는데"

"그럼 어제는 드라이바만 실컷 치신거예요?"

"아니. 어제 드라이바는 3방만 날려보구 피칭웨지와 샌드웨지로만 연습했는데"

"아~ 못말립니다 고객님. 5개월전 바뀐 피칭웨지를 연습장에서 연습하면서도 모르시고 필드에서도 17번홀에 와서야 알아차리시다니요"

고객님도 고객님이시지만 그 친구분도 대단하십니다. 바뀌었다고 전화 한통화 없으시니.

얼릉 그분께 피칭웨지가 바뀌었다고 전화하세요.

그분왈.

"아니 내가 왜? 사나이 자존심과 고집이 있지. 원래 세상이치 모든게 아쉬운 사람이 전화하게 되어있어. 난 그 인간이 전화해서 피칭웨지 바꿔달라고 무릎꿇고 사정할때까지 전화 안할꺼야"

정말 못말리는 분들이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