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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맛있는 골프

캐디, 발끈 여고생 협박사건

캐디, 발끈 여고생 협박사건

 


오감자의 맛있는 골프<47>-주니어 골프대회, 삭막한 주니어 골프 세계

가끔 골프장에서 골프대회가 열리면 선수들의 캐디를 볼때가 있다.
 
규모와 관계없이 대회라는 이름이 붙으면 모든 골퍼들은 심각해진다. 이런 분위기에서 캐디일을 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얼마전 대회에 출전했던 한 남자 캐디의 힘들었던 하루를 소개한다.

오늘은 우리 골프장에서 xx도 친선대회가 있는날. 작은 대회라도 대회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나는 여고부 4명을 데리고 나갔다. 아이고~~이쁘기도 하셔라. ㅋㅋㅋ. 오늘 라운드는 정말 재미있겠어 ^^ 돈도벌고 라운드도 즐겁고 좋아~좋아~

역시 대회라 그런지 애들은 긴장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난 다가가서 다 모이게한 후 연습할때 처럼 심신을 편한하게 칠것을 당부하며 '파이팅'을 외쳐줬다.
 
애들이라 그런지 친숙하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 라운드에 임하는 아이들도 서로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먹을꺼 나워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회에 임했다.
 
그런데 이 친선 대회가 이 아이들에겐 중요하단걸 그때까지 난 모르고 있었다.
 
이번에 처음 대회에 참가했다던 아이 하나가 9홀을 돌기도 전에 오비(OB)여러번 내고 전의를 상실한채 낙담하고 있었다. 난 그럴때도 있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심각했다.
 
여고 3: "저기요~~캐디오빠. 저 빽 내려주세요. 저 이번홀만 치고 들어갈래요"
 
나: "헉~~그만 친다고? 에이~~오비 낼수도 있지. 참가는 처음이라면서 끝까지 마치는게 중요해"
 
여고 3: "아니에요. 이거 어차피 3위안에 입상못하면 말짱꽝이에요. 전 이제 아빠한테 죽었어요. 흑~흑~"
 
아니 우는것이 아닌가. 이럴줄 알았으면 좀더 신경써줄걸. 마음이 아프네.
 
나: "그래 그럼 경기과에 전화해서 카트한대 보내달라고 할테니 오면 타구 올라가렴"
 
그아이는 다음 홀부터 볼을치지 안고 카트에서 자기를 대려갈 카트를 울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한 아이가 다가와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고 1: "저기요~~오빠~~이런말 하기 그런데 오늘 캐디피 현장지급이라고 들었는데요. 저 친구 가기전에 캐디피 받아야하는거 아니에요? 넷이서 캐디피 나눠서 내기로 했는데.
 
나: 크헉~~생각해보니 그러긴하네. 젠장! 울고 전의를 상실한 아이에게 가서 돈내놔, 이럴수도 없는거고….
 
여고 2: "저기요~~오빠가 말 못하면 제가 가서 말할께요. 쟤 돈 않내구 가면 저희가 내야할꺼 같은데요. 기다려보세요"
 
그러곤 그 아이는 울고 있는 아이에게 가서 말을하구 캐디피를 받아오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면서 급반전됐다.
 
서로가 서로를 경쟁자뿐으로만 생각하는 피튀기는 라운드가 시작됐다. 나도 조금더 신경써서 라운드에 임했다. 몇홀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사건이 터졌다.
 
티샷을 하고 세컨드샷 지점에 나가서 두 공이 살짝 붙어있었는데 내가 그공이 누구 공인지 확인하러 달려가는 순간에 세컨 지점에 있는 4번아이 공을 달려가면서 발로 살짝 차버린 것이다.
 
나: "아이고, 나의 실수(제자리에 공을 가져다 놓으며)"
 
여고 1: "저겨~~오빠~~이거 국외자가 선수 볼을 건드렸을 때는 2벌타 아닌가요?"
 
나: 크헉~~(그룰 알긴 알지. 아니~애들이 갑자기 왜들이래) 그거~~~그렇긴 한데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너랑 쟤 볼 확인하러 가다 실수한건데….
 
여고 2: 실수라도 룰에 어긋나자나요(여고 1에게) 저기요~이거 클레임 걸어야하는거 아닌가요?
 
여고1 :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러자 죄도없이 가만있다 나의 실수로 클레임을 먹고 2벌타를 받을 상황에 놓인 여지껏 스코어 관리 잘해온 여고4가 울기 시작했다.
 
여고4: 오빠 왜그랬어요. 쟤들이 클레임 걸면 저 2벌타 받아요. 엉~엉~엉.
 
나: 뜨아~~(얘들이 정말 이렇게 까지 나온다 이거야?) 내가 사람이라 실수를 했고 근데 너희 정말 빡빡하게 룰대로 나가야 하니?
 
여고 1,2: 저도 별로 그럴 생각은 없는데 이거 그래도 대회자나요. 입상이랑 연관되어서….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좀전 까지 웃고 즐기며 라운드 하던 그 애들들이 아니였다. 입상에 눈이 멀어 서로에 피를 보려하는 애들로 바뀌었다. 절박한거야 알겠지만 개인적로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내심 숨기고 있떤 '똘끼'를 앞세웠다.
 
"그래~ 내 잘못이다. 여고 4번 친구 이따 들어가서 클레임 걸고 2벌타 먹여. 난 다음홀가서 여고 1번공 똑같이 발루 찰꺼고, 그린위에서 선수 말고 캐디가 대신 공마크 하고 집으면 2벌타인거 알지? 나 미친척 하고 너희 공 마크하고 집어서 닦을꺼야"
 
여고 1.2: 크헉~~아니 그런게 어디있어요.
 
나: 난 사람이고 가끔 실수하는 그런 사람이니까. ㅋㅋㅋ. 어떡할래 그냥 조용히 넘어가고 남은홀 집중해서 열심히 쳐볼래? 아님 여기서 다들 낙오해 볼래? 나 같으면 이렇게해서 경쟁자들 물리치는것 보다 실력으로 물리쳐보겠는데 말이야. 어때 너희는?
 
여고 1.2: 너무해요. 그냥~~넘어가고 열심히 칠께요.
 
여고4 : 흑~~고맙습니다.
 
나: 어쨋든 내가 실수해서 미안하고 다들 좋은 성적으로 좋은 결과 얻었으면 좋겠다. 분위기 가다듬고 다시 열심히 쳐보자. 파이팅!

그리하여 무사히 모든홀을 좋은 성적으로 마칠수 있었다.
 
라운드가 끝나고 광장에 올라갔을때는 부모님에게 혼나는 아이들, 위로받는 아이들, 축하받는 아이들 등 여러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재미있는 골프를 어렸을때부터 이렇게 배워야 하는게 참 안타까웠다. 어른들이 만든 현실이겠지만 아이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