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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맛있는 골프

캐디가 이렇게 힘든줄 몰랐어요

캐디가 이렇게 힘든줄 몰랐어요

 

어느날 손님 한분이 진지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언니야 나 정말 소원이 있는데 오늘 들어줄래?"
 
"네? 무슨 소원인데요"
 
"그게 말이지 내가 캐디를 꼭 한번 해보구 싶거덩. 내 나이 50이 넘어서 어느 골프장에 가서 캐디 한다고 하면 받아주겠어. 그러니깐 오늘 내가 몇 홀만 캐디 해 볼께? 들어줄꺼지? 제발~~제발~~들어준다고 말해 얼렁"
 
"음~~~그럼 이따가 후반에 그 소원들어드릴께요^^"
 
결국 손님과 나는 후반 들어서 3홀 정도 캐디를 해보는 것으로 합의했다. 친구들은 그냥 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가 끊임없이 고집을 부려서 결국 캐디를 했다. 일단 동반자분들의 티샷 볼을 대충 보구 세컨드샷 지점으로 함께 이동했다. 친구분들은 각자 본인의 볼 앞으로 무작정 가서 거리를 물으셨다.
 
"어이~~김캐디(그분을 말함) 여기 거리가 얼마야?"
 
(캐디왈)"음~~~한 160 야드쯤?"
 
"에이~~뭐야 한 180은 되어보이는데. -_- 정말 160 맞아?"
 
중후해 보이는 김캐디는 정중하게 대답하였다 .
 
"그럼 니가 직접 거리 재든가~~ 왜 시비야"
 
"김캐디~~나는? 내 볼은 몇이나 남았어?"
 
"어~~김사장님 볼은 한 150 쯤 남은거 같아요"
 
"자 여기 7번 아이언쯤이면 될꺼 같아서 가지고 왔어? 잘했지?"
 
"어 뭐야~~뭐야 그건 니 비거리이고 난 거리가 안나서 7번우드 줘야 한단 말이야 빨리 가서 다시 바꿔와"
 
김캐디 "에이 그냥 같은 7번인데 이놈으로 걍 쎄게 쳐봐. 아니면 토핑을 내서 굴려서 올려보든가"
 
그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 또 한명의 친구가 세컨드 샷한 볼이 어디루 갔냐고 성화이다.
 
물론 나는 보았지만 새로운 김캐디에게 물었다.
 
"저기 000고객님이 세컨드 샷 볼 어디루 갔냐고 물으시는데요?"
 
그러자 김캐디 "아~~몰라~~몰라~~~내가 볼을 볼 시간이 어딨었어?"
 "저녀석은 나한테 거리가지고 시비 걸고 또 한녀석은 나한테 클럽 잘못 가지구 왔다고 짜증내고…"
 
이렇게 궁시렁 궁시렁 거릴때 또 한친구가 외친다.
 
"어이 김캐디~~아까 내 티샷 오비난 볼 찾아왔나?"
 
"그거 새볼이라 찾아야 하는데~~~"
 
"몰라~~몰라~~그럼 니들이 좀 클럽도 가져가고 그래야 내가 볼 찾을 시간이 있지? 클럽도 안가져가고 나한테 다 시키고서는 시간을 줘야 볼을 찾을꺼 아냐? 나 계속 뛰어다닌거 안보였어?"
 
우여곡절 끝에 그린에 간신히 올라왔다.
 
깃대를 뽑으러 가는데 동반자가 또 그를 앙칼지게 불렀다.
 
"어이~~김캐디~~뭐해? 내 볼이 제일 멀잖아. 내 볼부터 닦아야지?"
 
김캐디 "예~~예~~갑니다요. 저도 그정도는 압니다요. 제가 이렇게 바쁠때 깃대라도 한분이 뽑아주셨으면 제가 진작 볼을 닦아드렸지요~~"
 
볼을 닦고 그린 라인을 보셨는데 친구분은 또 투정이다.
 
"뭐야? 여기 오른쪽이 높은거 아냐?"
 
"(-_-)오른쪽 보고 놓은거야? 이리와서 똑바로 다시 봐봐. 이게 오른쪽이야?
 
그동안 잘참고 있던 김캐디 드디어 폭발해 버렸다.
 
"에이~~~젠장 못해먹겠다. 왜 계속 시비야? 내 눈엔 분명 오른쪽으로 잘 놓았구만. 그게 불만이면 직접들 놓으셔~
"
 
그리하여 그는 캐디 놀이를 3홀정도 해보시겠다고 하였는데 한홀만에 체인지를 당하고 말았다.
 
"근데 정말~~정말~~캐디일이 쉬워보였는데 무지 어렵네~~이런거 다하면서 스코어는 또 언제 세는거야?"
 
"정말 세상엔 쉬운일이 없구만. -_- 좋은 경험이었어.^^"
 
"언니도 기회가 되면 골프를 쳐서 고객의 입장이 되어봐.^^"
 
"그럼 정말로 우리나라 골프 문화가 한층 업그레이드 될꺼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