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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조코/우리아이들

수능앞둔 女수험생, 생리 늦추려 피임약 먹어…

수능앞둔 女수험생, 생리 늦추려 피임약 먹어…

 

201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의 60만 수험생들에게는 오랜 시간 준비해온 학습 내용을 잘 마무리 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여자 수험생들에게는 한가지 더 신경써야 할 점이 있다. 바로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월경'이다. 생리주기와 수능날짜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순간, 고생길이 훤하기 때문이다. 월경통이야 어떻게든 참아보겠다만은 그로 인해 수능까지 망쳐버린다면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다.

그래서 수능을 2-3주 앞둔 여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약이 있다. 바로 '피임약'. 이를 복용하면 몸 속 호르몬의 흐름이 변형되어 월경주기를 늦추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월경은 한 달에 한 번 난소에서 난자가 배출되는 배란기 후, 난자가 정자와 수정이 되지 못해 자궁 내막이 허물어지면서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월경을 늦추는 것이 바로 피임약인데 이는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 혼합제로 여성 호르몬 역할을 한다. 보통 여성들에게는 일정한 월경주기가 있지만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외부 여성호르몬이 몸 속의 사이클을 억제시키고 자궁 내막을 두껍게 해 월경이 이뤄지지 않는다.

피임약의 효과가 이렇다보니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험을 앞둔 여자 수험생들은 이에 유혹을 느끼고 실제로 복용하는 학생들도 많다.

서울 K여고 3학년 A양은 "친구들 중에는 엄마가 직접 병원에 가서 약을 사다주는 경우가 많다. 내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꽤 많은 친구들이 약을 먹는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복용을 하면서도 혹시 모를 부작용이나 위험성에 불안해 하는 여학생들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더 와이즈 황병원의 산부인과 박상혜 의사는 "다음 월경 때까지 속이 메스꺼운 등의 잔불편을 제외하고는 큰 위험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임약은 간 기능을 떨어뜨리고 혈액을 응고시키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평소 혈압이 높거나 혈 색전증이 짐작되는 질환을 갖고는 있는 사람은 절대 복용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만약 이런 질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에는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간괴사, 중풍마비 등의 증세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처방없이' 복용하는 피임약이다. 피임약은 특별한 의사 처방이 없더라도 가까운 약국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어 많은 여학생들이 복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진료나 검사없이 피임약을 복용했다가는 '큰 일'날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유광사 여성병원의 유상욱 의사는 "월경통이 심한 여학생의 경우 그로 인해 자궁 내에 '혹'이 유발될 수도 있다. 만약 그 상태로 피임약을 복용한다면 더 큰 질환이 불거질 수 있다"며 "귀찮더라도 병원을 찾아 자궁이나 난소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 후에 피임약을 처방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유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