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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장소식

세금 깎아주니 그린피 3만~5만원↓ … 지방 골프장 이용객 10%까지 늘어

세금 깎아주니 그린피 3만~5만원↓ … 지방 골프장 이용객 10%까지 늘어

경제한파에도 북적 … 수도권 골프장은 썰렁
“생존 위해선 경영 개선 통해 그린피 내려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골프장을 찾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충청과 호남권 등 지방 골프장을 찾는 사람은 오히려 늘어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전국의 회원제 골프장 내장객 수를 조사한 결과다. 지방 골프장에 대한 세금 감면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이 지난 10월 개정되면서 수도권 골프장의 이용료(그린피)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 비해 지방 골프장의 이용료가 내리면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울고, 지방 골프장 웃고=25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수도권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지방 골프장들은 경제 한파에도 불구하고 내장객이 많이 늘었다. 호남권 골프장은 같은 기간 10%나 증가했고, 강원권 골프장이 8.6%, 충청권이 3.9%의 내장객이 늘었다.

 


기획재정부의 조사 결과는 지방 골프장 내장객 수 증가가 더 두드러진다. 지난 10월과 11월 두 달간 지방의 회원제 골프장 이용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나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지방 골프장의 손님이 늘어난 이유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이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골프장에 대한 세금이 인하되면서 그린피가 싸졌기 때문이다. 지방 골프장들이 세금 감면 비율의 일부를 그린피에 반영하면서 이용료가 3만~5만원가량 내렸다. 이에 따라 아마추어 골퍼들이 이용료가 비싼 수도권 골프장을 외면하고, 저렴한 지방 골프장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 김현준(42)씨는 “강원도나 충청권 골프장은 수도권에 비해 그린피가 4만~5만원가량 싸기 때문에 시간이 20~30분가량 더 걸리더라도 일부러 지방 골프장을 찾는다”며 “1인당 4만원씩 4명을 기준으로 하면 20만원이나 이용료가 내려가는데 이를 외면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얼마나 내렸나=지난 9월까지 19만8000원이던 강원도 골프장의 평균 그린피는 10월 법 개정 이후 16만5000원으로 3만3000원 내렸다. 또 ▶충청권 19만7000원→16만4000원 ▶호남권 16만8000원→14만원 ▶영남권 17만7000원→14만8000원으로 각각 평균 이용료가 인하됐다. <그래프 참조>

반면 수도권 골프장 평균 이용료는 21만8000원에서 요지부동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영업을 해오던 수도권 골프장들 사이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수도권 A골프장 사장은 “10월과 11월은 성수기인데도 주중은 물론 일요일 오후 시간대에도 부킹이 남아돌았다. 요즘엔 추위까지 겹쳐 주중엔 골프장이 텅텅 비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비싼 그린피 거품 빼는 계기 돼야=전문가들은 지방 골프장으로의 쏠림현상이 천정부지로 오른 수도권 골프장의 그린피 인하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지방 골프장 선호현상이 내년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 골프장들은 세금 면제 혜택을 달라고 주장하기에 앞서 스스로 구조조정과 경영개선 노력을 통해 이용료를 대폭 내려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에이스회원권 송용권 실장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그린피를 내리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