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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맛있는 골프

신입 캐디들의 좌충우돌 황당 스토리

신입 캐디들의 좌충우돌 황당 스토리

 

누구나 어떤 일을 시작하건 초보시절이 있다.

내 초보 시절은 참으로 힘들었다. 물론 지금도 캐디라는 직업은 매번 힘들다고 느낀다.

이 직업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 했다고 해서 잘하는 건 아니다. 이 일은 단순한 암기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순간적인 순발력, 재치, 센스 등을 요구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3개월간의 교육을 마친 초보 캐디 두 명이 근무를 나갔는데 한 여자 고객이 물었다.

"언니들은 왜 두 명이 나왔어?"

"네~저희는 신입이라서…."

"에이~거짓말~두명 중 한 명은 고참이겠지?"

"아니요~저희 둘 다 신입입니다"

"뭐야? 둘 다 신입이라고? 아니~왜~우리 팀에 그런 언니들을 둘씩이나 배정해? 참나~ 어이가 없네~"

옆에 있던 한 남자분이(울 회사에 자주 오시는 분) 이 상황을 정리해 주셨다.

"워~워~워~ 손님들이 이렇게 신입을 싫어하면 이 신입들은 언제 고참 되겠나. 이렇게 일을 해 봐야 일도 늘고 고참도 되고 하지. 내가 오늘 많이 도와줄 테니

걱정 말 거라~"

(여자분왈) "그럼 우리보고 신입 캐디들 일하는 거 테스트 당하라는 거야 뭐야? 말도 안 돼~"

그 순간 느꼈다. 지금은 나도 어엿한 고참이 되었지만 내가 신입 시절 때 나의 고객들도 저런 기분이었겠구나~ 그동안 제가 신입때 저를 만나신 분들께 한꺼번에 무릎 꿇고 사죄의 말씀드립니다. ㅠ.ㅠ

신입들을 보면 참 재밌는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얼마 전 내가 교육시켰던 교육생 때문에 한참 웃었던 일이 있었다.

골프장에 들어온 지 3주 정도 된 완전 초보 교육생인데 파 5홀에서 5번 우드 가져와라 하면 꼭 다른 사람의 5번 우드를 가져오곤 했다.

그래서 이번엔 그녀가 꼭 나의 클럽(5번 우드)을 가져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외쳤다.

"젝xx 5번~주세요~"

"네~젝xx 5번 가져다 드리겠습니다(목소리 하나 만큼은 금메달감이었다)"

우드를 사러 갔는지 아무리 기다려도 그녀는 오지 않았다. 백 옆에 붙어서는 무언가를 하고 있는 건 같은데 같이 교육받는 다른 신입캐디들 조차 내 백 근처에 옹기종기 매달려 같이 열중하고 있었다.

기다리다 지쳐 그녀들이 무엇을 하고 있나 다가가 보았다.

"야! 빨리 젝xx 5번 찾아봐~선배님이 좋아하는 공인가 봐. 젝xx 5번 빨리 찾아보라고~"

"음~이건 나xx 3번이고, 음~이건 Dxx이고, 아~도대체 젝xx 5번 공은 어디에 있지?"

그랬다. 그녀들은 내 백을 열어 젝xx 5번 공을 찾고 있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나의 웃음의 의미조차 깨닫지 못한 채 심각했다.

스코어 세는 법도 이론 교육 시간에 충분히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필드에 모시고 나와 교육을 시키는데 파란 건 하늘이요, 누리끼리 한건 잔디요, 빨간 것은 깃대요, 이 정도 밖에 모르는 듯 했다.

동반자의 볼이 홀에 쏘옥 들어가서 나는 외쳤다.

"나이스 인~~!"

다음 홀에서도 동반자의 볼이 또 홀에 빨려 들어갔다.

이때 나는 교육생에게 물었다.

"저분 뭐 하셨니? (스코어를 물어보는 질문이었음)"

그러자 교육생은 아주 자신 있다는 듯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네~나이씽 하셨습니다. *^^*"

미친다, 미쳐. 나이스 인을 '나이씽'이라고 듣고 그것도 스코어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이 원수 같은 것들.

언제쯤이나 고객들이 두려워하는 신입에서 벗어날지. 니들 때문에 내가 두 팔(?)을 못 뻗고 잔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