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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레슨/골프레슨-박지은

65. 러프에서의 굿샷 요령

[박지은의 골프야 놀자] 65. 러프에서의 굿샷 요령

클럽 짧게 잡고 가파른 스윙을

Q : 아무리 신경을 써도 러프에서는 기대하는 샷이 나오지 않아요. 불과 몇 m밖에 공이 나가지 않거나 방향이 엉뚱해지는 경우도 잦지요. 러프에서도 페어웨이에서와 다름없이 공을 날리는 프로선수들의 특별한 요령은 뭔가요.



A : 프로선수들도 러프에 공이 빠지면 1타를 까먹을 각오를 한답니다. 특히 '양잔디'로 불리는 버뮤다나 벤트 그라스는 길이가 짧아도 줄기가 억세고 채에 감겨 아주 까다로운 장애물인 셈이죠. 더구나 공이 풀숲에 푹 가라앉아 있다면 탈출하기조차 쉽지가 않아요. 따라서 러프에서의 샷은 분명한 요령이 필요하지요. 무엇보다 공을 둘러싸고 있는 풀의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최선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가파른 스윙을 하는 게 좋겠지요. 클럽을 보통 때보다 가파르게 들어올린 뒤 찍어 치는 기분으로 강하게 정확히 내려치는 거예요. 즉 백스윙을 할 때 코킹(손목 꺾기)을 좀 일찍 해야 하고, 그렇게 그려진 궤도를 따라 다운스윙도 가파르게 이뤄져야 해요. 그림을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 가 갈 거예요.

가파른 샷을 하기 위해선 가급적 로프트가 큰 짧은 아이언을 잡는 게 도움이 되겠지요. 샌드웨지나 피칭웨지를 동원해야 할 때도 많아요. 목표지점까지의 거리가 길다고 해서 로프트가 작은 롱아이언을 잡는다면 그건 자살행위랍니다. 더더욱 우드는 금물입니다. 왜냐하면 클럽이 길어질수록, 즉 로프트가 작아질수록 쓸어치듯이 스윙을 해야 하므로 풀의 저항을 훨씬 더 많이 받게 되거든요. 그래서 임팩트 때 클럽헤드 스피드가 확 떨어지게 되고, 이 뿐 아니라 클럽헤드가 풀의 영향으로 흔들리면서 방향도 틀어지게 마련이지요. 결국 더 짧고 엉뚱한 샷이 나오고 말아요. 그러므로 러프에서는 거리에 연연하지 말고 러프를 효과적으로 탈출하는 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도록 하세요.

정확한 임팩트를 위해선 클럽을 사진처럼 평소보다 짧게 잡는 것도 바람직해요. 그래야 다루기가 쉬워지지요. 또한 그립은 페어웨이에서 샷을 할 때보다 더 단단하게 잡는 게 좋아요. 그러면서 손목을 처음 어드레스 때의 상태 그대로 유지한 채 샷을 하세요. 임팩트 이후에도 손목을 꺾지 말고 그대로 버텨주란 말이에요. 풀줄기의 저항을 이겨내 클럽헤드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한 요령이지요. 물론 헤드업은 금물이에요. 끝까지 공에서 눈을 떼지 말고 정확히 공을 쳐내도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를 감안해 샷을 했다 하더라도 러프에서의 샷은 제거리가 나지 않는 게 보통이에요. 가령 정상 상황에서 피칭웨지로 100m를 보낸다면 러프에서는 풀의 깊이에 따라 50~80m 정도로 거리가 짧아지게 마련이에요. 따라서 러프의 깊이나 공이 놓여진 상황에 따라 코스 공략 작전도 융통성 있게 구사해야 합니다. 예컨대 파4짜리 미들홀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졌을 경우 '무리한 2온'보다는 '핀에 가까운 3온'을 노려 파세이브나 보기를 시도하는 것이지요.

그나마 국내 골프장의 러프는 대부분 풀줄기가 억세지 않은 금잔디여서 좀 다행이에요. 양잔디보다 풀의 저항이 약하므로 공이 풀숲 깊이 빠져 있지만 않다면 어려움도 상대적으로 덜하지요. 그렇다 해도 페어웨이에서의 샷보다 불리한 상황이므로 앞에서 말씀드린 요령을 적절히 적용하는 게 필요해요.

결론은 러프의 종류와 공이 놓여진 상태에 따라 대처 방식을 조금씩 달리하되 절대 욕심은 부리지 말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