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m 황금버디 주흥철, 아들에게 우승컵 선물
챔피언 퍼팅은 8m 정도의 거리였다. 새가슴이라는 평가를 받던 주흥철(33)에게 남은 마지막 퍼팅이었다. 1타 차로 추격하던 허인회(27·JDX멀티스포츠)가 2m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놓고 주흥철을 주시했다. 생애 첫 승이 간절했던 주흥철의 버디 퍼트는 극적으로 홀 뒷벽을 맞고 덜커덩 컵 안으로 사라졌다. 갤러리의 탄성과 함께 허인회의 얼굴은 흑빛이 됐다.
주흥철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군산CC 오픈 J Golf 시리즈에서 8년 무명 설러움을 털어냈다. 선천성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세 살배기 아들 송현 군에게 우승컵을 선물하고 싶다던 아빠의 꿈도 107경기 만에 풀었다. 주흥철은 아들을 품에 안고 주르륵 눈물을 흘렸다.
29일 전북 군산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대회 최종 4라운드. 11언더파 공동선두로 출발한 주흥철은 이날 2타(버디 4개, 보기 2개)를 줄인 끝에 최종합계 13언더파를 쳐 허인회(27·JDX멀티스포츠·11언더파)를 2타 차로 꺾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6000만원.
주흥철은 이번 대회가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치른 두 번째 대회였다. 그 정도로 그는 무명이다. 역대 최고 성적은 2008년 조니워커 블루라벨 클래식에서의 공동 2위. 당시 단독선두로 나섰다가 강욱순(49·타이틀리스트)에게 역전패했다.
그리고 우승을 못한 슬픔보다 더 큰 아픔이 찾아왔다. 2012년 12월에 태어난 아들 송현 군이 선천성 심장 질환인 '팔로 4징증(심장으로 흐르는 일부 혈관이 막혀 있는 증상)'을 앓고 있다는 판명을 받았다. 주흥철은 이 때부터 "생계형 골퍼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4라운드 출발에 앞서 "오늘 꼭 정상에 올라 우승트로피를 아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며 빙그레 웃었다. 18번 홀(파4)에서 터져나온 천금같은 8m 버디 퍼트가 홀로 떨어지자 이를 지켜보던 아내 김소희(33)씨도 아들을 껴안고 울었다.
주흥철과 공동선두로 출발했던 허인회는 잦은 쇼트게임 실수로 우승컵을 놓쳤다. 파3의 5번 홀에서 채 1m도 되지 않은 버디 퍼트를 실수해 상승세를 타지 못했고, 16번 홀(파5)에서는 버디 찬스의 어프로치 샷이 핀을 지나치는 바람에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한타도 줄이지 못해 통산 3승은 수포로 돌아갔다. 국내 첫 우승을 노렸던 황중곤(22·혼마)는 10언더파 단독 3위에 그쳤다. 3대회 연속 우승을 꿈꿨던 김우현(23·바이네르)은 4언더파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군산=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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