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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조코/건강하게

"기침 한번 안 했는데 내가 결핵이라니"

"기침 한번 안 했는데 내가 결핵이라니"

[Q&A] 문답으로 풀어 본 결핵에 관한 오해와 진실
결핵환자 수건 같이 써도 안전 O … X-선 검사 정상이면 괜찮다 X

 

결핵이 사라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과거보다 위생 상태와 영양 공급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핵은 전염병이기 때문에 조금만 관리가 미흡해도 다시 확산할 수 있다. 결핵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으면 언제든 건강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결핵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OX 형식으로 알아봤다.

 

건강한 사람(왼쪽)과 폐결핵 환자의 흉부 X선 사진 좁쌀 모양의 흰 점이 결핵으로 인해 염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진행 정도에 따라 폐 조직이 넓게 붕괴(가운데·화살표)되는 경우도 있고, 폐

전체가 모두 파괴돼 화면상에서 완전히 하얗게 표시(오른쪽)되기도 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결핵일 수 있다 (O)

 X선 검사를 통해 결핵이 발견된 환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병이 거의 진행되지 않은 초기이기 때문이다. 흔한 기침조차 없으므로 정기검진 없이는 발견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무증상 결핵 환자는 10~20% 정도. 만약 검진을 받다가 결핵균이 발견됐다면 더 악화하기 전에 곧장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렸을 때 결핵예방백신(BCG) 접종을 받으면 괜찮다 (X)

 BCG 접종 목적은 신생아와 어린이에게 생길 수 있는 중증 결핵을 예방하는데 있다. 접종을 했다고 성인에게서 결핵 발생이 줄어들진 않는다. 어린이 몸 안에 결핵균이 들어왔을 때 결핵에 걸릴 위험은 50% 정도.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인(10%)에 비해 잘 걸린다. BCG의 효과는 10~15년 정도. 이 때문에 15세 이후 결핵환자가 늘어난다.

 -결핵에 걸렸던 사람은 안전하다 (X)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결핵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결핵에 걸리지 말라는 법은 없다. 몸 안에 결핵균이 소수 살아있을 수 있다.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떨어지면 나중에 결핵균이 다시 활동해 결핵에 걸릴 수 있다. 이럴 땐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약을 하루 한 알 복용하면서 4개월 정도 치료를 하는 방법으로 결핵균을 사멸한다.

 -X선 검사에서 ‘정상’이 나오면 괜찮다 (X)

 안심할 수 없다. 보통 X선 검사를 통해 발견되긴 하지만 정확하게 결핵균이 몸 안에 없는지는 알기 어렵다. 정확하게 감염 여부를 알려면 피부반응 검사나 혈액을 통한 ‘인터페론 감마’ 검사를 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결핵환자가 가족 중에 생기면 혈액검사비(10만원)를 국가가 지원해주고 있다. 단 회사 동료가 결핵에 걸렸고 현재 감염 여부가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검사 비용은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일종의 사각지대다.

 -결핵환자와 수건·식기를 같이 써도 된다 (O)

 결핵은 공기로 전염되는 병이다. 기침을 통해 폐에 있는 균이 밖으로 나와 공기 중을 떠돌아다니면서 좁은 공간에 있는 사람에게 옮겨진다. 따라서 가족끼리 수건이나 식기를 같이 쓰는 것은 문제가 없다. 오히려 식사를 할 때 대화를 하다가 전염될 위험이 더 높다. 결핵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면 2주일 안에 전염성은 사라진다. 직장인이라면 2주 정도 병가를 내서 통원 치료를 받으면 된다.

 -6개월간 치료를 받으면 낫는다 (O)

 결핵은 6개월 동안 치료를 받으면 완치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결핵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중간에 약 복용을 멈추거나 임의로 다른 약을 사용하면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결핵 종류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4가지 약(1차 치료제)으로도 효과가 없다면 내성결핵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결핵균 DNA 검사법을 통해 한 달 안에 내성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다. 내성결핵이 확인되면 2차 치료제로 맞춤형 치료를 한다. 균의 독한 정도에 따라 최소 2년 정도 치료가 필요하다. 검사비는 10만원 정도다.

 -결핵환자와 입맞춤은 금물이다 (X)

 환자와 입맞춤이나 성관계를 한다고 해서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결핵은 타액을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 재채기로 환자가 뱉어내는 균이 많을수록, 환자와의 접촉 시간이 길수록 감염될 위험이 높아진다.

 -수술은 무조건 하면 안 된다 (X)

 일반적인 결핵이라면 약물로 치료를 하면 된다. 하지만 약만 가지고 치료하기에 내성이 너무 심하거나 폐가 많이 망가져 있다면 문제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 치료 성공률은 90% 정도. 만약 약으로 치료가 안 되는 상황에서 수술마저 거부한다면 한쪽 폐에만 있던 결핵균이 다른 쪽 폐로 진행돼 치료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권병준 기자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고원중 교수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