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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은/스포츠뉴스

BIG 지성 “큰 경기에 나서면 더 강해지는 느낌 누구도 두렵지 않다”

챔스리그 첼시전서 결승골
맨유, 바르샤와 함께 4강행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1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벌어진 첼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 결승골을 넣은 뒤 두 팔을 벌리며

환호하고 있다. 박지성은 중요한 경기에 강한 사나이답게 이날 맹활약했다. [맨체스터 AP=연합뉴스]

 

‘자이언트 킬러’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또 대어를 낚았다.

 박지성은 13일(한국시간) 맨유의 홈 올드 트래퍼드에서 벌어진 첼시(잉글랜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1-1이던 후반 32분 라이언 긱스의 패스를 받아 왼발 결승골을 터뜨렸다. 박지성의 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한 맨유는 1, 2차전 합계 3-1로 첼시를 따돌리고 4강에 올랐다.

 경기 후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박지성이 빅 매치 플레이어임을 또 한번 증명했다”고 칭찬했다. 박지성이 유독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는 얘기다. 실제로 박지성은 세 차례 출전한 월드컵에서 모두 골을 넣었고 UEFA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강팀과 만났을 때 평소보다 더 좋은 활약을 했다.

 첼시전도 마찬가지였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결승골을 넣은 것은 물론 88%의 높은 패스 성공률(49회 시도, 43회 성공)을 보이며 공수에서 윤활유 역할을 했다. 팀 평균보다 약 1㎞가 많은 11.06㎞를 달린 것은 ‘두 개의 심장을 지닌 사나이’에게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스카이스포츠, 맨체스터 이브닝뉴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최고의 활약을 했다”는 평가와 함께 박지성에게 팀 최고 평점을 줬다.


 그렇다면 박지성은 왜 큰 경기에 유독 강할까. 큰 경기에 강한 선수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유럽 정상권 팀에서 뛰는 선수들의 경우 체력적·기술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 심리적인 측면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학자들의 견해도 조 감독의 생각과 일치한다.

 30년간 장미란·사재혁(이상 역도)·최윤희(육상) 등 국가대표 선수들의 심리치료를 담당해 온 체육과학연구원 김병현 박사는 ‘심리적 준비’에서 비결을 찾았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 높은 집중력, 자신감, 긴장을 조절하는 능력 등이다.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큰 경기에서 매우 차분하게 플레이한다. 심리적으로 준비된 선수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인하대 김병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자신감을 주목했다. 그는 “금메달리스트들은 대부분 경기 전날 이미 심리적으로 승리한다. 이러한 자신감은 압박감을 이겨내는 동시에 좋은 활약을 펼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첼시와의 경기를 앞두고 “큰 경기에 나서면 더 강해지는 느낌이 들고, 힘이 넘친다. 누구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승리에 대한 확신을 지닌 채 출발한 것이다.

 한편 FC바르셀로나(스페인)는 샤흐타르(우크라이나)와 원정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의 득점으로 1-0으로 승리, 1, 2차전 합계 6-1로 앞서 4강에 진출했다. 메시는 올 시즌 48골을 기록해 은퇴한 ‘축구황제’ 호나우두(브라질)가 1996~1997시즌 넣은 47골을 넘어 바르셀로나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골 신기록을 세웠다.

김종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