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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승13패`LG, 2009년 vs 2011년 무엇이 다른가?

`18승13패`LG, 2009년 vs 2011년 무엇이 다른가?

 

 

 

[OSEN=박광민 기자]LG 트윈스가 31경기를 치른 11일 현재 18승13패로 SK 와이번스(20승9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LG의 초반 상승세를 놓고 야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제는 떨어질 때가 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아니다. 올해 LG는 예전과 다르다. 올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어느 쪽이 맞을까. 일단 LG는 지난 2009년 5월 10일에도 18승1무13패를 거뒀다. 당시 LG는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2년전이지만 1무승부만 빼면 올 시즌과 승패는 똑같다. 그러나 그 해 LG는 이후 연패에 빠지며 시즌을 7위로 마감했다. 이 때문에 LG가 시즌 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LG의 투수력, 타력, 수비 및 주루 플레이, 그리고 부상 전력을 대비해 대체 가능한 인력이 있는 퓨처스(2군)까지 살펴볼 때 `어게인 2009년`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투수력, 2009년과 무엇이 다른가?
일단 지난 2009년 이맘때 LG 선발 투수진을 살펴보자. 당시 LG는 봉중근을 축으로 심수창, 정재복, 최원호, 이범준이 선발로 돌아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에이스` 봉중근이 3승, 최원호와 심수창도 3승, 여기에 정재복도 2승을 올렸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이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한 가운데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후 LG는 선발 투수진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던 최원호가 휴게소에서 발을 잘못 디뎌 부상을 당했다. 여기에 옥스프링 대체 외국인 투수 리 바우어가 기대 이하의 피칭을 선보였다. 봉중근과 심수창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지만 투타의 불균형이 시작되면서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 당시 주전 포수로 활약하던 수비형 포수 김정민(현 LG 배터리 코치)이 갑작스럽게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선발 투수진이 2009년 때보다 더 안정적이다. 상대 에이스드과 맞붙어 매번 승리를 따내는 `광속 사이드암`박현준(25)을 필두로 두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8)와 벤자민 주키치(29), 안정된 제구력을 지닌 김광삼(31), 여기에 부상에서 복귀한 `에이스`봉중근(31)까지 있다.

일단 박현준은 올 시즌 7경기에 등판해 5승1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중이다. 150km가 넘는 강속구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자유 자재로 던져 지금과 같은 페이스만 유지할 경우 10승 이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즈 역시 지난 7경기에서 2승3패를 기록 중이지만 등판 때마다 6이닝 이상은 꼬박꼬박 채워주며 선발 투수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주키치 역시 3승, 김광삼도 2승을 올렸다. 봉중근은 첫 선발등판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조만간 구위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훈 감독 역시 "올해는 지난해와도 확연히 다르게 우리는 선발 투수들이 잘 던져줘 선발 야구를 하고 있다"면서 "큰 부상만 없다면 앞으로도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의 말처럼 부상만 없다면 현재 LG 선발진은 매 경기에서 승리의 징검다리가 되는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달성해 줄 것으로 보인다.

▲공격력, 부상도 없고 골고루 터진다
2009년 이맘때에도 LG 타자들의 스윙은 매서웠다. 특히 LG가 8연승을 거두는 동안 팀 타율은 무려 3할4푼3리나 됐다. 같은 기간 2위였던 삼성의 2할8푼6리를 월등하게 앞섰고, 최하위 한화가 2할2푼6리에 머물렀기에 LG의 방망이 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특히 8경기 동안 박용택(32타수 16안타)과 페타지니(26타수 13안타)의 타율은 5할에 이르렀고, 최동수와 이대형도 각각 각각 4할1푼9리와 3할9푼4리나 됐다. 경기 당 득점도 6.88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잘 치는 타자가 한두 명이 아니다. 11일 현재 타격 8부문에서 LG 선수들이 5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큰`이병규는 3할8푼7리로 타격 1위에 올랐고, 4번타자 박용택도 3할6푼3리로 3위, 조인성도 3할4푼9리로 4위를 기록 중이다. 박용택은 29득점으로 `슈퍼소닉`이대형(25득점)을 제치고 득점 부문 1위에 올랐고, 장타력에서도 6할1푼9리로 조인성(6할1푼5리), 이병규(6할2리)를 제치고 1위다. 이대형은 도루 부문에서 14개로 단독 1위다.

이 뿐이 아니다. 홈런 부문에서는 최진행(한화)이 10일 홈런 3방을 폭발시키며 9개로 단독 1위에 올랐으나 조인성(8개)과 박용택(7개)이 2,3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 부문에서도 이범호(KIA)가 31개로 1위지만 조인성(29개)과 박용택(28개)이 바짝 추격 중이다. 즉 출루율 부분만 제외하고 7개 부문에서 1,2위를 LG 선수들끼리 다투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3할 이상을 치는 이진영, 이택근, 정성훈이 상하위 타선에 골고루 포진했다. 여기에 박경수 역시 최근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있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오른 손바닥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타선에서 만큼은 그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수비와 주루 플레이, 부족하지만 많이 나아지고 있다
LG는 올 시즌 32경기에서 19개의 실책을 범했다. 8개 구단 가운데 4번째로 많다. 경기 후반 타이트하게 진행되다가 어이 없는 내외야 수비 실책으로 패한 적이 몇 차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수비층이 더 두터워졌다는 평가다.

LG는 올 시즌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치며 31경기에서 41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8개 구단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물론 도루 실패도 18번이나 기록했으나 많이 뛰면서 상대를 압박해 한 점에 그칠 것을 2점 이상으로 연결했다. 희생타도 18차례나 터지며 단순히 안타를 쳐서 점수를 뽑아낸 것이 아니라 팀 플레이로 점수를 짜냈기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LG가 수비와 주루플레이에서 아직 잘 한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박종훈 감독 역시 "우리 팀이 힘에서 만큼은 다른 팀과 비교해 절대로 밀리지 않는다. 1위를 달리고 있는 SK와 비교해도 그렇다. 그러나 세심한 플레이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면서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수비와 주루 플레이가 더 세련돼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혹시 모를 부상, 대체 선수는 준비 됐나?
`한 시즌 동안 경기를 치르면서 주전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꾸준히 버텨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마음은 8개구단 모든 감독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야구는 사람이 한다. 사람이 하다 보니 부상을 당할 수 밖에 없다. LG뿐 아니라 모든 구단이 똑같다. 그렇다면 얼마만큼 빠른 시일 내에 부상을 당한 주축 선수들이 복귀하느냐와 더불어 이들을 대신할 백업 선수들이 잘 준비되어 있느냐도 관건이다.

LG 역시 지난달 3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부상 선수들 때문에 고생했다. 내야 백업 요원이던 김태완이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당시 정성훈은 감기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지난달 말에는 오지환이 타격 도중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이들을 대신해 1군에 올라온 윤진호가 타격에서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수비에서 만큼은 오지환의 공백을 잊게 했다.

여기에 LG는 2군에서 `작뱅`이병규도 재활을 통해 1군 복귀를 준비 중이다. 포수에서도 김태군(22)과 윤상균(29)이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혹시 구멍 날 것을 대비해 마운드에서는 더욱더 완벽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5선발에 탈락해 퓨처스로 내려간 심수창이 구위를 회복했고, 지난 시즌 막판 깜짝 활약을 펼친 박동욱(26)도 부상에서 회복해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여기에 불펜 요원인 `사이드암`김기표(28), 우완 투수 장진용(25)과 이범준(22)도 언제든지 1군에 올라올 수 있을 정도로 준비가 되어 있다.

물론 야구는 매 경기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아무도 모른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한꺼번에 부상 쓰나미가 몰려오면 답이 안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LG의 1,2군 전력을 자세히 살펴볼 때 안정된 선발 투수진 덕분에 쉽게 연패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타선의 짜임새도 있다. 즉, 지난 2009년의 악습은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