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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레슨/스코어줄이기

프로들 퍼팅, 감으로 할까 측정해서 할까

여자 선수 71% “발로 거리 잰다”
올 시즌 우승자는 ‘느낌파’ 많아


골프에서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말이 있다. 300야드 드라이브샷이나 1m 퍼팅이나 똑같은 한 타다. 그만큼 퍼팅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선수 중에는 퍼팅할 때 볼이 놓인 곳부터 홀까지 발걸음으로 거리를 재는 ‘측정파’들이 있고, 반대로 철저히 감으로 승부를 거는 ‘느낌파’들도 적지 않다. 어떤 방식이 더 정확할까. 지난달 16일 끝난 KLPGA투어 롯데마트여자오픈에 출전한 프로 골퍼 104명을 상대로 ‘퍼팅할 때 어떻게 거리를 재는가’라고 물었다.

응답자 가운데 71%(74명)가 ‘직접 발걸음으로 거리를 잰다’고 답했고, 나머지 29%는 ‘감으로 퍼팅한다’고 응답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프로들은 ‘측정파’가 더 많은 셈이다.

하지만 올 시즌 열린 KLPGA투어 4개 대회 우승자 가운데 유소연(하이마트), 김보배(현대스위스저축은행), 김혜윤(비씨카드) 등은 모두 ‘느낌파’로 분류된다. 이보미(하이마트) 만이 측정파다. 유소연은 “퍼팅은 상상이나 이미지로 치는 것이다. 예전에 발걸음으로 재고 치니까 스윙 크기 등에 너무 집착하게 되더라. 그래서 지금은 감으로만 친다”고 말했다. 김혜윤 역시 “골프장마다 그린이 제각기 다르다. 플레이 도중에도 수시로 그린 상태가 바뀐다. 상황에 맞게 감으로 치는 게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김보배는 “롱 퍼팅이나 퍼팅 감각이 떨어질 경우 거리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감으로 치는 게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금왕 서희경(하이트)과 이보미는 철저한 측정파들이다. 골프를 시작하면서부터 거리를 재기 시작했다는 이보미는 “일단 거리를 먼저 파악한 뒤 그린의 경사, 빠르기, 잔디 상태 등을 고려해 퍼팅 강도를 조절한다. 특히 롱 퍼팅은 홀인 보다는 최대한 홀 근처로 보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측정을 한다”고 소개했다. 서희경 역시 “퍼팅 연습이 부족한 주말골퍼들의 경우 일정한 거리에 맞는 스윙 크기를 지니고 있으면 직접 측정하는 게 3퍼팅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자신의 퍼팅 틀에 얽매여 다양한 그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는 점은 조심해야 한다”고 서희경은 말했다.

문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