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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없어 군 입대…`걱정마세요`

등록금 없어 군 입대…`걱정마세요`

인하공전 합격생, 입학 포기하고 입대 택해

 

"저 군대 먼저 다녀올께요. 다시 시작할 자신 있으니 걱정마세요."

부모의 가출로 3살 때부터 할머니(73)와 단둘이 살아온 김민수(가명.19)군은 23일 군에 입대했다.

지난해 말 우수한 성적으로 인하공업전문대학 자동차과에 합격했지만 대학 등록금 600만원과 대학 생활비, 기숙사비 등을 마련할 길이 없어 입학을 포기하고 결국 입대를 택한 것.

좋지 않은 건강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었던 김군의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에 의존해 힘겹게 김군을 키워왔다. 그런 할머니의 노고를 잘 알고 있는 김군은 "군대에 다녀온 뒤 열심히 돈을 모아 돈 걱정없이 대학에 다니면 된다"며 할머니를 위로한 뒤 당당하게 떠났다.

그러나 김군의 할머니는 "3년 전에도 어려운 형편 때문에 인문계 고등학교 대신 공업고등학교를 보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대학까지 포기한다고 하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어린이재단 인천본부는 김군처럼 대학에 합격했지만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해 군 입대를 택하는 저소득층 청소년을 돕기 위해 '행복한 배움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이 캠페인을 통해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등록금은 물론 학업에 필요한 각종 경비를 지원할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정부가 긴급장학금, 긴급학자금 이자 지원제도, 대출금리 인하 등의 대학생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1회성의 장학금이나 대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재단 측의 설명이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23일 "배움의 기회는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면서 "각종 장학제도와 대출 등을 통해 등록금을 마련한다 해도 생활비가 없으면 대학 생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지속적인 후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