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롭게/자유공간

1대에 30억원 …그러나 딱 10대뿐

1대에 30억원 …그러나 딱 10대뿐

한정 생산 모델 초고가에도 인기

 

 

 지난달 18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특별한 차가 공개됐다. 주인공은 ‘존다 R’(사진). 이탈리아의 수제작 자동차업체인 파가니의 새 차다. ‘존다 R’은 탄소섬유 차체를 써서 무게를 소형차 수준인 1159㎏으로 낮췄다. 여기에 V12 6.0L 750마력 엔진과 반자동 6단 기어를 얹었다. 파가니 존다 R은 일반도로를 달릴 수 없는 서킷(경주장)용 차다. 값은 146만 유로(약 30억원). 값보다 놀라운 건 10대만 만든다는 점이다. 파가니는 존다 R의 다음 모델인 존다 ‘친콰’는 다섯 대만 만들 계획이다.

일부 자동차업체는 이렇게 한정 생산 모델을 만든다. 한정 생산 모델은 목적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굳이 많이 생산하지 않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초고가 자동차. 모델별로 몇십 대만 만드는 파가니 존다가 이런 경우다. 1270대만 세상 빛을 본 포르셰의 ‘카레라 GT’도 성공한 수익 사례로 꼽힌다. 벤츠의 ‘SLR 스털링 모스’는 75대만 만들어 75만 유로에 판다. 스포츠카 제조업체 애스턴마틴은 V12 7.3L 710마력 엔진을 얹은 ‘원 77’을 그 이름처럼 77대만 생산해 105만 파운드에 팔 예정이다. 주문은 일찌감치 끝났다.

둘째는 일정 대수 이상 생산된 일반 판매 모델을 기본으로 경주차를 꾸며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만든 경우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업체는 규정에 정해진 수량만큼의 차만 만들어 낸다. 세계적 자동차 경주대회인 GT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25대를 만든 메르세데스-벤츠 CLK GTR이 대표적이다. 25대 이상 일반 판매된 자동차를 바탕으로 한 경주용 차만이 대회에 나올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25대만 만들었다.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은 연간 2500대 이상 생산해야 하는 세계랠리챔피언십(WRC)의 그룹A 경주차 규정에 맞추기 위해 태어났다.

한정 생산 모델은 정해진 가격보다 비싸게 팔린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값이 오른다. 희소성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 대상으로도 인기를 끈다.

월간 스트라다=김기범 기자 cuty74@istrad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