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여직원 37%, 성희롱당했다
인권위, 여성텔레마케터 인권실태조사
전화로 상품판매 등을 하는 콜센터 텔레마케터 여성근로자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는 등 이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의뢰해 작년 하반기 여성 텔레마케터 5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인권위가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7%인 205명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성희롱 가해자로는 고객이 78%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관리자 13%, 동료직원 5.8% 순이었다.
주요 성희롱 유형으로는 '밤중에 신음이나 거친 숨소리만 들려주는 것'과 '속옷 판매 홈쇼핑 방송을 본 고객이 가슴 크기를 묻는 것' 등이 꼽혔다.
대처방식으로는 '전화를 끊는다'와 '무시하고 계속 통화한다'가 각각 31%로 나타났으며, 이어 '관리자에게 연결한다' 12%, '문제제기를 한다'가 11%였다.
이처럼 성희롱 문제가 심각한데도 회사의 예방조치가 없다고 밝힌 응답자가 45%나 됐다.
또 성희롱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응답자가 90%에 달해 회사 측의 성희롱 예방조치와 피해구제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마케터들의 다른 근무환경도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여금을 포함한 세금 공제 전 월평균 임금은 134만2천원으로, 우리나라 산업 평균의 70%에 그쳤으며, 근속기간은 산업평균의 3분의 1 수준인 3.1년에 불과했다.
또 여성 비율은 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 회원국 평균(69%)보다 현저히 높았고, 비정규직 비율은 66%를 기록해 OECD 평균(29%)을 크게 웃돌았다.
인권위는 이날 오후 2시 인권위 배움터에서 이런 조사결과를 놓고 정책토론회를 연다.
인권위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텔레마케터 여성 근로자의 인권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관련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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