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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조코/우리아이들

밤 10시~새벽 2시 잘 자야 어린이 키 쑥쑥 자란다

밤 10시~새벽 2시 잘 자야 어린이 키 쑥쑥 자란다

자녀 ‘숨은 키’10㎝ 늘리려면 …
수영·농구·철봉 성장에 큰 도움
살코기·두부·우유·멸치 먹어야

 

아이들의 키는 운동하는 도중에도 쑥쑥 자란다. 운동 직후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중앙포토]
 
‘키 컸으면’. 인기를 꽤 누렸던 한 방송사 개그 프로의 코너 타이틀이다. 이 땅의 많은 부모는 자녀가 롱다리를 갖기를 소망한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태환(182㎝)·이용대(180㎝)·이효정(181㎝) 등 키가 훤칠한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긴 다리 열풍은 더욱 거세질 조짐이다. 옐레나 이신바예바(174㎝)·마이클 펠프스(193㎝)·우사인 볼트(196㎝) 등 세계기록을 바꿔 치운 선수들의 큰 키도 화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양·운동·수면 등 생활습관만 바로잡아줘도 ‘숨은 키’ 10㎝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우리 자녀 키 10㎝ 늘리는 법을 알아보자.

◇후천적인 요인 중시해라=키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전자(DNA). 일란성 쌍둥이(유전적으로 동일)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키에 있어서 유전자의 기여도는 70~80%로 추정되고 있다. 나머지 20~30%는 영양·운동·수면 등 후천적인 요인이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황진순 교수는 “후천적인 요인을 무시하면 충분히 더 클 수 있는 아이의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다”며 “1950년대 이전 세대는 어릴 때의 영양 상태가 나빠서 자신이 지닌 유전자보다 키가 덜 자란 경우”라고 설명했다.


◇꾸준히 운동해라=“어릴 때 농구를 즐기면 점프하는 도중 키가 큰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수영·댄스·배구·농구·테니스·배드민턴 등은 키를 크게 하는 운동이다. 줄넘기·철봉 매달리기·사이클링·조깅 등도 유용하다.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은경 교수는 “운동 직후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고, 성장판이 자극돼 자연스럽게 키가 자란다”며 “근육을 발달시키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것도 성장에 유익하다”고 조언했다. 운동량은 주 3회 이상, 1회 30분가량이 적당하다. 강도는 땀이 살짝 나올 정도면 충분하다. 너무 힘들고 과도한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역기를 드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다.



◇숙면을 취해라=“아이들은 자면서 큰다”는 할머니 말씀은 100% 맞다. 잘 때 숙면을 취하면 키가 잘 자란다. 잠이 들기 시작한 지 1~2시간 후(숙면 상태)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가장 왕성하다. 보통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은 밤 10시∼새벽 2시에 최고점을 찍는다. 자녀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원인을 찾아 치료해줘야 쑥쑥 자란다.

서울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는 “수면시간이 짧으면 식욕 억제 호르몬은 감소하고, 식욕 자극 호르몬(그렐린)이 증가해 비만아가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비만은 성장판에 압박을 가해 성장을 방해한다.

스트레스는 성인만 받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청소년의 스트레스는 마땅한 출구도 없어 더 힘든 측면이 있다. 자녀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다량 분비된다. 이런 상태에선 성장호르몬이 덜 분비된다.

◇단백질·칼슘을 충분히 섭취해라=키가 자라는 데 필수 영양소 두 가지를 꼽으라면 근육 형성을 돕는 단백질, 골격을 만드는 칼슘이다. 살코기·두부·콩 등이 단백질, 우유·치즈·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이 칼슘 공급 식품이다.

또래보다 키가 작거나, 편식을 하거나, 과체중·비만이거나, 잔병 치레가 잦은 아이는 시판 중인 영양보충식(‘후디스 하이키드’등)을 사서 먹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영양보충식엔 칼슘·아연·필수 아미노산·초유성장인자(IGF/TGF) 등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다.

성장기 어린이용 영양보충식을 고를 때는 열량과 탄수화물·지방 함량이 과다하지 않은지, 아이가 잘 소화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는지, 인공색소·인공향료 등이 첨가되지 않았는지 등을 잘 확인한다. ‘롱다리 작전’을 벌일 때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영양소도 있다. 탄수화물과 지방이다.

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양승 교수는 “지나친 탄수화물·지방 섭취는 비만을 유발한다”며 “특히 여아의 경우 비만으로 인해 피하지방이 축적되면 비만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이 분비돼 정상적인 성장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성장기엔 커피·홍차 등 카페인 음료나 콜라 등 탄산음료도 되도록 적게 마시는 것이 좋다. 그 속에 든 카페인과 인산이 칼슘의 흡수를 방해, 뼈의 성장을 막기 때문이다. 사골도 인이 많아 칼슘 섭취에 방해가 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