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보다 위험한 가정 감전사고…`4분의 공포`
가정에서 가장 큰 감전사고 요인을 차지하는 부분이 전기코드와 콘센트로 인한 사고다.
그 중 고압전기 같은 경우는 8대 2에서 9대 1로 남성 비중이 월등히 높지만 가정 내 안전사고는 어린이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그 다음이 가정주부다. 이는 전기 작업자들이 전기를 작업하다가 내는 안전사고보다 많은 수치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15세 이하 가정 내 전기 안전사고 통계 수치에 의하면 2001년 전체 감전사고 피해자 932명 가운데 14.5%를 15세 이하 어린이가 차지했다. 이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유의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어린이 감전사고에 대한 절실한 교육의 필요성을 실감케 한다.
사실 이 같은 가정 내 감전사고 대부분은 어린이들이 전기코드나 콘센트에 장난을 치면서 발생되는 것으로 그 이면에는 중국산 불법 불량코드도 한 몫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불량코드는 콘센트에 꽂았을 때 헐거워서 가정주부는 물론 아이들까지 위험 사각지대로 몰고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관련기관의 불량코드 단속이 원활히 이뤄지는데는 한계가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 가정 내 전기사고, ‘벼락’ 보다 ‘위험’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정상적인 220V 전기코드에 비해 전선이 얇고 전기 코드 꽂는 부위가 얇은 불량코드는 콘센트에 꽂았을 때 헐거워서 잘 꽂히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이는 사용제품에만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전기코드를 꽂을 때 나는 스파크나 뺄 때 나는 아크(arc·전기불꽃)로 인해 화상은 물론 전기감전의 위험을 초래한다.
코드를 콘센트에 헐겁게 꽂는 경우에는 전선 안에서 전류 과부하가 일어나기 때문인데 이는 커다란 화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게다가 아이들은 튀어나온 물체를 뽑으려는 심리가 작용해 두껍고 힘이 있는 전기코드는 잘 뽑지 못하는 것에 비해 헐거운 전기코드는 쉽게 뽑혀 금방 전기 사고에 노출되기 쉽다.
한일병원 응급학과 표창해 과장은 “코드부위에는 미미한 아크가 흐르는데 코드가 완전히 꽂히지 않으면 미세한 정전기로 인해 전기 감전이 된다”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물을 좋아하는 전기의 특성상 젖은 손으로 코드를 만지지 말라고 전문의들은 주의하지만 일반적으로 약간의 습기 있는 손으로 전기코드를 끼고 뽑기도 한다. 이때 정상적인 코드는 감전의 위험성이 낮지만 불량코드는 외부로 전기가 흐를 가능성이 있어 훨씬 감전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또한 헐거운 전기코드는 사람들이 테이프나 반창고 등을 말아서 두껍게 만든 다음 사용하곤 하는데 물론 테이프나 반창고 등은 절연체로 전기 감전과는 상관없는 듯 보이지만 두껍게 말은 코드는 콘센트에 꽂을 때 완전히 들어가지 않게 되고 그런 상황에서 코드 부분에 손이 닿으면 감전 요인의 위험성이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전기감전에 있어서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전기가 고압선일수록 위험성도 함께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충남대학교 응급의학과 유인술 교수는 “전기는 몇 V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몇 mA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전압보다는 전류가 전기감전에서는 관건이라는 뜻이다.
번개같이 고압선은 직류형태로 일정한 형태로 일정하게 흐르고 힘이 세니까 사람이 닿는 즉시 튕겨져 나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심장마비나 호흡 쪽에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전문의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런 직류형태의 사인보다 교류형태로 인한 전기 감전 사고다.
가정용 전기형태의 교류는 주파수가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는 형태로 인해 사람 몸에 달라붙어 전기가 흐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는 부정맥을 일으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게 만들어 사망에 이르게 한다. 그래서 가정용 감전 사고에서 상처가 없는데도 사망에 이르는 원인이 바로 이 때문이다.
◇ 220V 가정용 전기 ‘사람 잡는다’
게다가 심장 부정맥 같은 경우는 빨리 조치를 취하면 살릴 가능성이 많으나 가정 내에서는 이를 빨리 취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많은 전문의들은 우려한다.
심장에서 뇌로 피를 제대로 보내지 못할 때 4분이 경과하면 뇌손상이 오고 8분이 경과하면 뇌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줘서 식물인간이 되거나 정상인으로 돌아오기 힘들다는 것.
더군다나 가정에서는 이럴 때 쓰이는 제세동기를 4분 이내로 쓸 수 있는 여건이 안 될 뿐더러 119에 신고해도 구급대원들은 신고 후 10~15분 사이에 도착하므로 사건 발생 후 시간은 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 아니라 인체는 물이 70%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신체 모든 부분에 손상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사례가 근육이 강직되고 수축되는 힘으로 뼈까지 부러지는 경우다.
또한 불량코드로 인한 위험성은 꽂을 때 생기는 스파크로 인한 화상사고도 예외는 아니다.
유 교수는 “전기사고라고 하면 전기가 신체를 타고 흐르는 것만 생각하기 쉽지만 스파크 자체가 화상을 일으키는 사고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주의한다.
특히 전기코드는 접촉한 부위가 3도 화상 같이 심각한 경우가 많아 피부세포가 스스로 재생이 안 돼 사고부위를 이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심하게 입은 3도 화상은 손가락 절단에까지 이를 수 있다.
표 과장은 “특히 아기들은 손가락 피부가 얇고 피부 밑에 인대가 지나가므로 작은 감전에도 3도 화상을 입을 수 있어 평생 후유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안전인증 '강제사항', 전기코드 구입시 꼼꼼히
현재 전기코드는 수입산이든 국산이든 모두 안전인증을 강제적으로 받아야 국내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각 나라마다 전기코드의 수치가 다르게 설정돼 있어 불법 유통 된 경우 가정 내 사고의 위험이 증대되므로 소비자들은 작은 코드라도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해야 한다.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판매 가능한 플러그나 콘센트는 전기용품안전인증이나 KS에 의해 수치가 정해져 있다”며 “코드 앞부분 동그란 핀의 크기가 4.8mm는 돼야 국내 유통이 가능하지만 중국은 4.0mm를 쓰는 등 각 나라마다 치수가 다르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검사에서 안전인증이 실시되기 때문에 불량품은 나올 수 없다는 것. 따라서 만약 이런 불량코드가 시중에 나온다면 불법수입 돼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유통된 제품들이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제품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한국전기제품안전협회에서 불법전기제품을 단속하고는 있지만 현실상 모든 불법제품을 단속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으로 나오는 전기코드에 소비자들은 현혹 될 뿐 아니라 전기코드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을 잘 인지 못하기 때문에 헐거운 코드를 테이프로 말아서 사용하고 있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많은 전문의들은 중국산 불법 전기코드와 국내 정상적인 전기코드는 육안으로 잘 살펴보면 식별 가능하므로 구입하기전 꼼꼼히 살펴볼 것과 인증마크나 KS마크가 표시됐는지 확인할 것을 권고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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