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를 경고하기 위해 60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스위스 빙하 앞에서 누드 퍼포먼스를 벌였다.
지난 19일 알프스에서 가장 크고 긴 스위스의 알레치 빙하에서 지구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누드 사진 촬영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미국의 설치 예술가이자 사진작가인 스펜서 튜닉과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 스위스가 공동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제네바 프랑스어 일간지인 트리뷘 드 쥬네브가 20일 전했다.
스위스 발레 칸톤(州)의 북동부에 있는 알레치 방하의 면적은 120㎢가 넘고 융프라우 남쪽을 돌아 론 강 계곡으로 흘러 내려오고 있다.
행사에는 한 달 전부터 모집한, 600명에 달하는 다양한 인종의 남녀노소 자원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튜닉의 지휘에 따라 나체가 된 뒤 여러 포즈를 취했다. 이날 알레치 빙하 지역의 온도는 섭씨 10~15도 수준이었다.
그린피스 스위스는 "점점 줄어드는 빙하는 기후 변화의 분명한 증거"라면서 이번 공동 기획을 통해 기후 변화에 관한 '벌거벗은 진실(naked truth)'을 홍보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날씨가 상대적으로 쌀쌀했지만 자원봉사자들은 개의치 않았다고 그린피스 관계자는 전했다.
벌거벗은 사람들을 이용한 설치 예술로 유명한 튜닉은 자신의 작품을 '살아있는 조각들'이라고 말해왔으며, 알프스 빙하 위에서 진행된 이번 누드 행사는 스위스에서는 그의 4번째 작품이다.
튜닉은 인류가 계속 지금과 같이 행동할 경우 누드 행사 지원자들이 서 있던 바로 그 자리의 빙하들은 80년 후 더 이상 그 자리에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가능한 한 친환경적으로 치른다는 방침에 따라, 참가자들은 비행기편을 피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발레 칸톤까지 와서 리프트를 타고 산에 오른 뒤 알레치 빙하까지 2시간 걸었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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