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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자유공간

‘라이벌전 해트트릭’ 닮은꼴 천재 ‘박주영·메시’

‘라이벌전 해트트릭’ 닮은꼴 천재 ‘박주영·메시’

 

천재성은 라이벌전에서 두드러진다.

특히 축구 최고의 꽃인 해트트릭이라면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박주영(22·서울)과 리오넬 메시(20·바르셀로나). 이들은 라이벌전서 해트트릭을 쏘아 올린 축구 천재들이다.

메시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홈인 캄프 누서 벌어진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 더비’서 후반 46분 해트트릭을 완성시키며 패배 직전의 팀을 3-3무승부로 이끌었다.

골을 터트린 후 바르셀로나 유니폼의 엠블렘에 키스하는 골뒤풀이를 펼치자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더욱 열광했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키가 크지 못하고 축구팀들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할 때 그를 구원한 게 바르셀로나 구단이었기 때문. 바르셀로나는 2000년 그를 유소년팀에 넣어 치료비와 생활비 일체를 지원하며 그를 성장시켰다.

박주영은 21일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수원 삼성전서 해트트릭을 뽑아 올리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스스로도 생각지 못한 천재성에 수원의 수비라인은 속수무책 무너지고 말았다.

그는 경기를 마친 후 마이크를 잡고 “서울 시민들이 많이 오셔서 큰 힘이 됐다. 더욱 좋은 경기를 약속한다. 경기장을 많이 찾아달라”면서 서울 팬들과 호흡했다. 2005년 서울에 입단한 그는 올해 2009년까지 재계약하며 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그다지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탁월한 기술과 센스로 볼을 지배해나가는 이들은 닮았다. 화려하기보다는 톱니바퀴를 유기적으로 돌려대는 패스워크와 시야 또한 이들의 강점이다. 이들은 2005네덜란드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함께 출전한 데 이어 2006독일월드컵서 팀의 막내로 뛰었다.

두 천재들은 퇴장의 쓰라린 악연도 공유하고 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데뷔전이었던 2005년 8월 4일 헝가리전서 후반 18분 투입된 지 3분만에 레드 카드를 받았다. 의욕만 앞섰던 탓이다.

박주영은 지난 2월 28일 예멘과의 베이징올림픽 2차예선서 상대 태클에 보복행위를 하다 퇴장당했다. 그는 추가징계까지 포함. 3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데다 A대표팀서도 탈락하며 시련을 겪고 있다.

천재에게 시련은 담금질일 뿐. 최고의 빅매치서 해트트릭을 뽑아내며 한층 성장한 이들이 펼칠 천재 플레이에 축구는 끊임없이 질주한다.

최원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