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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과 유혹/연예소식

동방신기 화려한 콘서트 초라한 팬 서비스

동방신기 화려한 콘서트 초라한 팬 서비스

`휴대전화 돌려받으려 추위 떨며 밤 새웠죠`
 

"6만6000원이나 내고 본 공연인데, 전화를 돌려받으려 세 시간이나 밖에서 떨어야 했다. 배신감이 느껴진다."(네티즌 'tjsdn7074') "지방에서 올라와 오후 10시가 넘어 공연이 끝나는데 휴대전화를 가져오지 말라면 팬의 안전은 관심 밖이라는 얘기죠."(한 학부모)

스타의 초상권은 있었다. 공연 저작권 보호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팬서비스는 없었다. 휴대전화를 돌려받지 못한 어린 관객들은 새벽까지 귀가하지 못해 마음을 졸였다. 23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아이돌 스타' 동방신기의 공연이 그랬다. 이날 공연장에는 1만여 팬이 운집했다. '동방신기 2nd 아시아 투어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다. 문제는 오후 10시20분 공연이 끝난 뒤 주최 측이 수거한 휴대전화와 디지털 카메라를 돌려받으려 관객들이 물품보관소로 몰리면서 일어났다. 세 곳에 불과한 보관소로 수천 명이 몰리면서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200여 팬은 다음날 오전 3, 4시가 돼서야 소지품을 돌려받고 귀가했다. 자녀와 연락이 끊어지자 놀란 부모들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소동은 스타의 권익 보호를 위해 팬의 안전이 뒷전으로 밀린 사례였다. 청소년 팬들의 사랑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정작 팬 보호에는 소홀했던 기획사의 안이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1만여 팬이 몰리는데 물품 관리인원은 28명에 불과했다.

동방신기가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와 공연기획사 드림메이커 측은 "아시아 투어를 앞두고 공연 내용이 사전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휴대전화를 수거했다"고 해명했다.

인터넷에는 "동방신기뿐 아니라 많은 스타의 공연에서 팬들을 홀대한다. 팬이라고 이렇게 막 대해도 되느냐"('피해 본 사람'), "대형 참사를 초래할 뻔했고 수많은 부모를 공포심에 떨게 했으면서 주최 측은 오히려 어린 학생들에게 애꿎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성난 부모') 등의 질책이 이어졌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진행상의 미숙에서 벌어진 일이기는 하지만, 팬 보호보다 스타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스타 시스템의 왜곡된 모습이 드러난 셈"이라고 비판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공연 준비를 기획사에 맡긴 뒤 그 과정을 챙기지 못한 책임을 인정한다"며 "준비 소홀로 팬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하며 보상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