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면조코/기타정보

차보험료 겁나게 올랐네

차보험료 겁나게 올랐네

11년 무사고 운전자 최고 25%나 뛰어
소비자들 `경영손실 떠넘겨` 불만 커

11년 동안 무사고 운전을 한 김모(43)씨는 이달 초 자동차 보험을 갱신하기 위해 손해보험사 대리점에 견적서를 요청했다. 김씨는 며칠 뒤 견적서를 받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보험료가 지난해보다 24% 오른 49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리점 직원에게 "무사고 운전자인데 어떻게 보험료가 이렇게 많이 올라갈 수 있느냐"고 따졌지만 "제도가 바뀌어 그렇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손보사가 제도개선이라는 명분으로 자보료를 과도하게 올려 소비자의 민원이 크게 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연맹은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자동차 보험료가 지난해보다 최고 25%까지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장기 무사고 운전자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오른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손보사는 올해 보험료를 최대로 할인(할인율 60%)받을 수 있는 무사고 운전기간을 '7년 이상'에서 '8년 이상'으로 늘렸으며 보험사마다 할인율도 달리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손보사들이 다음달 중순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5~7% 올릴 예정이어서 보험 가입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음달 중순부터 전 차종 평균 자동차보험료가 대형사는 5%, 중소형사는 6~7% 가량 인상된다. 조연행 보험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올 1월부터 제도를 바꿔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최대 할인 도달 기간을 7년에서 12년까지 순차적으로 연장하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 발생 확률이 낮은 장기 무사고 운전자에 대한 보험료 인상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기 무사고 운전자는 사고를 내지 않고 계속 보험료만 내온 우량 고객인데도 내는 보험료가 적어 사고 발생 시 보험금 지급이 더 많아진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보험 가입자들 사이에선 '보험사가 자산운용을 잘못해 입은 손실을 손쉽게 만회하기 위해 우량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조 국장은 "지난해 보험사들이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사례가 빈번해 이를 막기 위해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혜택을 줄인 것"이라며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된 뒤에도 보험사의 장기 무사고 운전자에 대한 가입 거절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는 올리고 최초 가입자를 비롯한 단기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는 낮췄기 때문에 전체 보험료 인상 폭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