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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뉴스

박민지 세인트나인 우승...마지막 홀 보기 장하나 연장 끝 제쳐

박민지. [KLPGA 제공]

 

박민지(23)가 25일 경남 김해의 가야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1언더파, 합계 10언더파로 연장전에 들어간 후 두 번째 홀에서 장하나를 제쳤다. 
 
투어 5년 차인 박민지는 5시즌 연속 1승씩을 기록했다. 반면 장하나는 시즌 개막전인 롯데 렌터카 오픈에 이어 두 대회 모두 2위를 했다.
 
이 대회는 선수들에게 멘털메이트를 고르게 한다. 대회 스폰서인 넥센 세인트나인 골프공에 그려진 동물 캐릭터다. 사자는 자신감, 코끼리는 여유, 독수리는 승부욕, 코뿔소는 믿음 식이다. 장하나는 ‘여유’를 상징하는 코끼리를 골랐다.
 
코스는 KLPGA 투어 대회에서 전장이 가장 길다. 바람도 많이 불었다. 장하나는 코끼리의 도움 때문인지 비교적 여유 있게 경기했다. 기다리는 동안 주저앉아서 쉬기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나상현 해설위원은 “파 5인 9번 홀에서 3온을 시도한 것도 좋은 전략이었다”며 “앞 조 선수들이 그린에서 시간을 끌어 너무 오래 기다리다 보면 샷 실수가 나올 수도 있었는데 끊어가서 쉬운 파를 했다”고 분석했다.
  
장하나는 첫날 6언더파 선두에 올라간 이래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최종라운드 11번 홀에서 OB가 나면서 공동선두가 됐으나 바로 다음 홀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로 복귀했다. 17번 홀 위기도 파로 막아냈다. 
 
그러나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이 당겨져 그린을 놓쳤다. 운도 없었다. 칩샷은 스핀이 너무 많이 걸리면서 짧았다. 장하나는 약 2.5m 파 퍼트를 넣지 못했다. 
 
피 말리는 연장전, 두 선수의 얼굴은 붉게 상기됐다. 멘탈메이트의 도움으로는 부족한 듯했다. 박민지도 사자를 골랐지만 역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승부는 연장 두 번째 홀 장하나의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면서 결정됐다. 장하나는 파세이브에 실패했다.
 
박민지는 "정규 경기를 마치며 하나 언니에게 우승 축하 물을 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물을 찾고 있었는데 기대하지 않은 연장전에 들어가게 됐고 우승하게 됐다"며 "캐디 오빠가 연장전은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치자고 한 말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박민지의 어머니 김옥화(63)씨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고 82년 세계선수권에서는 득점 4위를 기록했다. 김옥화 씨는 “1980년대에 힘들게 훈련하던 시절 얘기를 해주면서 ‘열심히가 아니라 죽기 살기로 운동하라’고 했다. 다른 아이들은 그런 옛날얘기를 귀담아듣지 않았을 텐데 민지는 새겨듣고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성호준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