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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뉴스

여자 골프 뒤흔든 '밀레니엄 베이비' 조아연

여자 골프 뒤흔든 '밀레니엄 베이비' 조아연
2000년 6월생, KLPGA 국내 개막전 우승
데뷔 두 대회 만에 정상...수퍼루키 예고

 

 

 

                            조아연이 7일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마지막라운드 3번홀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 KLPGA]

  
 7일 제주 서귀포의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 나선 신인 조아연(19)은 샷을 할 때마다 생글생글 웃어보였다. 평소 적극적이고 낙천적인 그의 성격이 묻어났다. "전문 캐디와 함께 하는 게 신기하다"고 할 만큼 아직 프로 무대가 낯설지만 그는 언니 골퍼들과 당당하게 맞섰다. 그리고 국내 개막전 정상에 올랐다.

2000년 6월생 조아연이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마지막날 5타를 줄이면서 합계 9언더파로 조정민(25·8언더파), 김민선(24·7언더파) 등을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이번 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에 올랐던 조아연은 단 두 대회만에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2000년대생이 국내 골프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첫 번째 사례다. 또 신인으론 2008년 유소연 이후 11년 만에 국내 개막전 우승자로 기록됐다.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은 조아연은 "실감이 안 난다. 전문 캐디 오빠가 등수에 연연하지 말라고 내 플레이만 하다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다. 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2라운드

                           16번홀에서 조아연이 티샷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KLPGA]

 
올 시즌을 앞두고 조아연은 '수퍼 루키'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주목받았다. 프로에 입문해 처음 치르는 국내 개막전인 만큼 조아연은 큰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했다. '컷 통과 후 1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국내 팬들 앞에서 큰 사고를 쳤다. 최종 라운드는 한때 바람이 초속 5m 이상 불 만큼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 치러졌다. 그러나 조아연은 그린 적중률이 77.8%에 달할 만큼 정확한 아이언샷에다 퍼트수 27개에 불과한 쇼트 게임 능력까지 돋보였다. 첫 홀 보기로 시작했지만 이후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을 만큼 경기를 잘 풀어갔다.
 
승부처인 18번 홀(파5) 경기 운영이 그중 단연 눈에 띄었다. 조아연은 두번째 샷을 그린 너머 프린지로 보내곤 퍼터로 3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이면서 버디 기회를 만들고 1타를 줄이면서 순위를 뒤집었다. 반면 15번 홀까지 선두를 지키다 조아연에 선두를 내준 김민선은 1타차 추격하던 18번 홀에서 1m도 안 되는 거리의 퍼트 2개를 연달아 실패해 끝내 보기로 무너지고 고개를 떨궜다.
 
이날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조아연은 "엄마, 아빠한테는 철 없고 말 안 듣는 딸일 수 있지만, 앞으론 말 잘 듣고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