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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공무원’ 이유 있었네…평생소득 대기업보다 높아

‘너도나도 공무원’ 이유 있었네…평생소득 대기업보다 높아
한경연 분석, 7·9급 누계소득 민간보다 최대 8억 가까이 ↑
안정성에 '경제적' 이점 증명
한경연 "민간 혁신위해 과도한 보수체계 조정돼야"


7·9급 공무원이 퇴직 전까지 버는 소득이 민간 기업보다 훨씬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무원이 ‘직업 안정성 ’외에 경제적으로도 더 유리하다는 얘기여서 한국 사회의 식을 줄 모르는 공무원 선호 현상의 ‘진짜 이유’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9일 발표한 ‘공무원 시험이 퇴직 전 누계 소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7·9급 등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정부 부처 취직에 성공한 사람은 민간 기업체 취업자보다 퇴직할 때까지 최대 7억8058만원 더 많은 누계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지방공무원 7급 공채 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지난달 23일 부산 남구 대연동 부산공업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연구는 한경연이 2007~2014년 한국고용정보원의 대학졸업자 직업이동 경로 조사를 바탕으로 정부와 민간 기업체의 입사·퇴직 연령, 임금 인상률 등 관련 통계를 적용해 소득을 임의 설정해 분석한 결과다.
 
 7·9급 공무원은 민간 기업 규모별로 근로자 수 1~49명의 중소기업 취업자보다는 최대 7억8058만원, 300~999명의 중견기업 취업자보다는 최대 4억8756만원 누계 소득이 높았다. 특히 1000명 이상 대기업 취업자보다도 누계 소득이 최대 3억3605만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 공무원’이 아니라도 일단 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장기적으로는 대기업보다 많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퇴직 후 공무원 연금과 공무원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는 각종 금융상품 등을 고려하면 공무원들의 평생 기대 소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공무원 누계 소득이 민간 기업 종사자보다 많은 이유로는 높은 임금 인상률과 늦은 퇴직 시점이 꼽힌다. 공무원의 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약 7%대 수준으로 대기업(1000명 이상)의 6.2%보다 높고 퇴임 시기도 평균 56~59세로 대기업 평균(52세)보다 늦었다.  
 
 문제는 공무원 쏠림 현상이 갖는 개인적·사회적 부작용도 크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7·9급 공무원 시험 준비로 시간을 보내다 민간 기업에 취직한 사람은 졸업 후 바로 같은 규모의 민간 기업에 취직한 사람보다 누계 소득이 최대 2억227만원 낮았다. 7·9급 및 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정부 취업률은 약 10%에 불과하다.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우수한 인재가 정부에만 치중될 경우 민간 시장의 혁신은 기대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면서 “민간 기업에 비해 과도하게 설정된 정부의 보수 체계를 조정해 인재가 경제 성장에 친화적으로 분배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