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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뉴스

저스틴 토마스의 ‘괴력쇼’ 한국 강타

저스틴 토마스의 ‘괴력쇼’ 한국 강타

 

 


“키가 작은데 어떻게 저렇게 멀리 날릴 수 있을까” “스핀이 안 걸리면서 쭉 뻗어 나가네.”

 

‘장타자’ 저스틴 토마스(24·미국)를 처음 본 국내팬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신체 조건이 178cm·70kg으로 프로골퍼치곤 다소 왜소한 체격을 지닌 토마스는 호쾌한 장타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토마스는 장타를 무기로 22일 제주 서귀포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에서 연장 접전 끝에 마크 레시먼(34·호주)을 따돌리고 초대 챔피언이 됐다. 우승 상금은 166만5000달러(약 18억8600만원).

대회 기간 내내 토마스의 장타 비결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골프 스윙분석기인 트랙맨 측정을 통해 토마스의 장타를 분석했다. 트랙맨 측정 데이터에 따르면 토마스의 헤드 스피드는 119.3마일(192km), 볼 스피드는 176.9마일(284km)에 달했다. 헤드 스피드가 PGA투어 평균 112마일보다 7마일 이상이 높았다.


특히 시선을 끌었던 건 어택앵글이라고 표시된 '타구 각'. 토마스는 타구 각이 +4.6도로 나타났다. PGA투어 평균 타구 각은 –1.3도. 평지에다 좌우 편차가 없을 경우 타구 각이 높아야 비거리를 내는 데 유리하다. 또 토마스는 장타를 위해 티를 최대한 높게 꼽아 타구 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토마스의 지난 시즌 페어웨이 안착률은 55.05%로 투어 최하위권이다. 하지만 토마스는 드라이버를 잡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짧은 파4 홀은 무조건 드라이버로 1온을 시도하며 화끈한 골프를 펼쳤다. 3라운드 12번홀(파5)에서는 카트길을 맞긴 했지만 드라이버샷이 461야드까지 나갔다. 파4 14번홀에서는 약 400야드를 보내는 괴력을 뽐내기도 했다.

토마스는 단순히 드라이버샷만 뛰어난 게 아니다. 50~125야드 거리에서 웨지로 핀 가까이 붙이는 능력도 단연 1위다. 멀리 보내고 가까이 붙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토마스는 지난 시즌 그린 적중 시 버디 이상 스코어 확률 부문에서 37.39%로 1위에 올랐다.

토마스의 장타는 강풍이 몰아친 마지막 날에도 빛났다. 9언더파 동타로 레시먼과 연장전에 돌입했고, 두 번째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568야드의 18번홀에서 토마스는 3번 우드로 티샷을 했고, 243야드 남은 거리에서 다시 우드로 두 번째 샷을 시도해 그린 주변 프린지 지역까지 보내 승기를 잡았다. 반면 레시먼은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렸다. 토마스는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낚았고, 레시먼은 보기를 적었다. 그는 “트로피가 정말 독특하다. 금색으로 제 이름이 새겨졌는데 토마스를 한글로 어떻게 쓰는지 알게 됐다”며 기뻐했다.
 
서귀포=김두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