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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레슨/박세리 챔피언 레슨

<13> 풀이 없는 라이에서의 샷

디벗에 놓인 공, 체중 왼발에 두고 찍어치듯 샷
<13> 풀이 없는 라이에서의 샷
맨땅선 공 중앙보다 우측에 두고
살짝 걷어내듯 쳐야 뒤땅 안 때려

 

실전에서 라운드를 하다보면 종종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맞닥뜨린다. 티샷을 잘했는데도 공이 디벗(divot·땅이 골프클럽에 파인 자리)에 빠져있다거나 잔디가 거의 없는 맨땅에 놓여있는 경우도 그 중 하나다. 골프의 대원칙 중 하나는 ‘공이 놓여있는 그대로 플레이하는 것’이다. 골프에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때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 불합리하기 때문에 규칙을 통해 특별히 허가된 경우 뿐이다. 만약 골프규칙을 모르겠다면, 이 원칙에 맞게 공이 놓인 그대로 플레이를 하면 된다.

어쨌든 디벗이나 맨땅에 공이 놓인 경우는 아쉽지만 구제할 수 있는 규칙이 없다. 말그대로 공이 놓인 그대로 쳐야 한다. 동반자의 합의 아래 빼놓고 치기도 하지만, 이는 골프의 재미를 반감시킬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에는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하는 법을 알려드릴까 한다.

 

 

 

 

먼저 디벗에 공이 빠진 경우부터 살펴보겠다. 디벗은 공을 쳐서 잔디가 파인 자리로, 보통은 공이 3분의1 정도, 경우에 따라서는 절반 가량 흙속에 잠기게 된다. 디벗에서의 샷이 어려운 이유는 클럽 페이스로 공의 아랫부분을 정확하게 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물론 디벗에서 샷을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이런 느낌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 공의 아랫부분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토핑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서 일부터 토핑에 가까운 느낌으로 샷을 한다고 생각하면 좀 더 쉽게 공을 쳐낼 수 있다.

나는 실제로 디벗에 공이 빠져있을 때는 클럽 에지가 공 밑을 파고들기보다는 공의 아랫부분을 때리면 된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샷을 한다. 클럽 에지가 공의 중간 아랫부분에 맞으면 탄도가 조금 낮을 뿐 생각보다 잘 떠서 날아간다.

평소와 똑같은 자세로 샷을 해도 무방하지만 그래도 디벗에서 샷을 하는게 두렵다면 셋업 단계에선 체중을 약간 왼쪽 발쪽에 두면 효과적이다. 이렇게 하면 다운스윙 궤도가 가파르게 형성되면서 공을 찍어치기 쉽다. 아무래도 밋밋한 다운스윙 궤도로는 미스샷 확률이 커진다.

공이 디벗에 어느 정도 잠겨있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공이 디벗의 앞쪽에 놓여 있어 클럽이 공을 파고들 공간이 없는 경우라면 신중하게 샷을 해야 한다. 만약 공이 3분의2 이상 보인다면 앞서 말한 방법대로 치면 된다. 그러나 공이 디벗에 절반 이상 묻힌 상태라면 안전한 곳으로 레이업을 한 뒤 다음샷에서 만회하는 것이 낫다. 공이 디벗에 깊게 잠긴 경우는 어떻게 해도 공의 윗부분을 때리는 토핑이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디벗에서 샷을 할 때는 스핀이 줄어든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만약 핀이 그린 뒤쪽에 꽂혀있다면 평소처럼 샷을 해도 괜찮다. 하지만 그린 앞쪽에 핀이 꽂혀 있다면 평소보다 한 클럽 작은 클럽을 선택해 그린 앞쪽에 떨어뜨린 뒤 굴려서 올라가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공이 맨땅에 놓여있는 경우는 디벗에서 샷을 할 때 보다 훨씬 수월하다. 공만 살짝 걷어낸다는 느낌으로 샷을 하면 된다. 디벗에서 샷을 할 때 처럼 일부러 체중을 왼발쪽에 둘 필요도 없다. 그냥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자신있게 샷을 하면 된다.

그래도 뒤땅을 때릴까 걱정이 된다면 공을 반개 정도 오른쪽에 두고 치면 된다. 주의할 점은 공을 오른쪽으로 옮겼다고 해서 찍어치듯 샷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맨땅에서 샷을 할 때는 공만 살짝 걷어낸다는 기분으로 정확한 임팩트를 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박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