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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레슨/박세리 챔피언 레슨

<14> 경사지에서의 샷

왼발 내리막 지형, 어깨와 지면 평행 유지해야
<14> 경사지에서의 샷
왼발 오르막 땐 한 클럽 길게 선택
그립은 평소보다 짧게 쥐어야

우리나라와 외국의 골프장을 비교했을 때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지형이다. 특히 골프의 발상지인 영국은 쓸모 없는 목초지에 골프장을 지었기 때문에 밋밋한 평지로 이뤄진 지형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골프의 재미를 배가하기 위해 벙커와 같은 함정을 만들고, 일부러 구릉을 만드는 등의 요소를 추가해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골프장이 완성됐다.원하는 곳으로 샷을 보낸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실력이 됐든, 운이 따르든 다음 샷을 앞두고 평평한 지형에 공을 가져다 놓을 수 있으면 그만큼 좋은 스코어를 낼 확률이 커진다.

평지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구릉지를 조성하는 외국과 우리나라 사정은 정반대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산악지형을 깎아서 코스를 건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평평한 지형은 오히려 드물고, 오르막이나 내리막 경사에서 샷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경사지에서 샷을 하는 요령을 터득하는게 필수적이다. 연습장에선 여건 상 경사지 샷을 연마하기가 쉽지 않은데 경사지에서 샷을 하는 방법을 익혀두면 스코어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왼발이 오른발보다 높거나 낮은 경사지에서 샷을 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몸의 밸런스다. 경사면에 따라 내 몸의 무게 중심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파악하고, 그 상태에서 샷을 시작해 그대로 마무리하는 게 경사지에서 샷의 요체다.

경사면에 공이 놓여있다면 경사에 맞춰 스탠스를 취하고, 어깨를 지면과 평행하게 맞춘다. 그 상태에서 몸의 중심이 어느 정도 이동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몸의 무게 중심이 90% 이상 어느 한 쪽에 치우친다면, 거기에 맞게 공 위치도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자연스러운 궤도에서 공을 때릴 수 있다.

 

 

 

오른발보다 왼발이 낮은 경사지에서는 공의 머리 부분을 때리는 토핑이 나오기 쉽다. 경사지인데도 평소와 똑같은 자세로 샷을 한다면 공을 제대로 맞히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왼발 내리막 경사에서는 지형에 맞춰 체중이 왼발 쪽에 실리도록 하는 게 좋다. 경사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심한 경우엔 체중의 70% 정도를 왼발 쪽에 실어준다. 그리고 공은 중앙에서 공 반 개 정도 오른쪽에 놓는다. 이렇게 해야 어퍼 블로(올라가는 궤도)로 공이 맞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스윙을 할 때는 몸의 밸런스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정확한 임팩트에 중점을 둔다. 경사지에선 체중이 이동하지 않도록 왼쪽다리 한 축으로만 스윙을 한다는 느낌으로 샷을 한다. 만일 체중이 70% 이상 왼발에 실려있다면 공을 평소보다 더욱 오른쪽에 둬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경사가 심하더라도 공은 오른발보다는 안쪽에 있어야 한다.

왼발 내리막 경사에선 공이 목표 지점보다 살짝 우측으로 밀릴 수 있기 때문에 핀보다 약간 왼쪽을 겨냥해서 샷을 하는 게 좋다. 경사가 심하다면 임팩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클럽은 평소보다 한 클럽 짧은 것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왼발이 오른발보다 높은 지형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임팩트 이후 스윙이 올라가는 쪽으로 경사면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공을 못 맞힐 위험은 없다. 공의 위치도 평소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은 역시 무게 중심의 변화에 따른 대처다. 경사가 심할 때는 중심 이동을 최소하하고, 척추의 각도가 변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스윙을 해야 한다.

왼발 오르막 경사에선 공에 힘을 싣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예 평소보다 한 클럽 긴 것을 선택한 뒤 평소보다 그립을 2~3cm 정도 짧게 쥐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왼발 오르막 지형에선 탄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바람의 영향과 거리를 염두에 두면서 샷을 한다면 목표 지점으로 공을 보내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박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