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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려면 안심, 다이어트 하려면 등심 … 부위별 효과 알고 드세요

키 크려면 안심, 다이어트 하려면 등심 … 부위별 효과 알고 드세요

 

돼지고기만큼 대중에게 친숙한 육류는 없다. 착한 가격, 다양한 조리법으로 밥상을 풍성하게 채워준 일등 공신이다. 돼지고기는 부위마다 버릴 곳이 없는 ‘영양소의 보고’이기도 하다.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등 목적에 따라 ‘골라 먹는’ 돼지의 영양학적 가치를 알아본다.

 

 

 

단백질 체내 흡수율 높아

돼지고기는 ‘천연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이다. 돼지의 구성 성분을 보면 지방(6%)보다 단백질(21.1%)이 3배 이상 많다. 쇠고기(단백질 16.6%·지방 8.81%)나 닭고기(단백질 19.5%·지방 7.8%) 등 다른 고기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고단백·저지방 식품이 돼지고기다.

 돼지고기 단백질은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몸에서 합성되지 않는 여덟 종류의 필수아미노산이 전부 포함돼 있어서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근육 형성, 호르몬 분비 조절, 면역력 강화 등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아미노산 조성은 인체의 그것과 비슷해 체내 흡수율이 높다.

 돼지고기의 지방은 맛과 풍미를 좌우한다. 돼지고기 속 포화지방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여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은 70~80%가 체내에서 합성되고, 우리나라는 고기나 유제품처럼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음식 섭취량이 적어 큰 연관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상대 축산학과 주선태 교수는 “고기 지방산의 90% 이상은 스테아르산, 올레산, 팔미트산으로 구성돼 있는데, 오히려 혈관 건강에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높여준다”며 “돼지고기가 비만과 성인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건강에도 이롭다. 돼지고기에 있는 트립토판은 우울증을 극복하고 숙면을 돕는 ‘행복 물질’ 세로토닌의 재료로 사용된다. 다른 고기보다 8배 이상 많은 비타민B1도 신경을 안정시키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식욕 감퇴, 피로 누적 땐 뒷다리살

돼지고기는 부위별로 영양소가 다르고 다양한 조리법이 있어 온 가족의 입맛에 맞게 ‘맞춤형 영양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갖췄다.

 성장기 어린이나 고령층은 부드러운 안심이 제격이다. 안심은 지방이 적지만 근섬유가 얇아 질기지 않고 씹어 넘기기에 좋다. 조리하면 영양소는 더욱 풍부해진다. 구울 때 단백질 함량(100g 기준)이 14.1g에서 40.3g으로 3배 증가하고, 혈압을 조절해 주는 칼륨 성분은 117㎎에서 467㎎(100g 기준)으로 껑충 뛴다. 닭가슴살(구웠을 때 100g 기준 34.7g)보다 단백질이 더 많은 것이다.

 봄이면 식욕이 떨어지면서 몸이 피로해진다. 이럴 땐 뒷다리살을 먹자. 티아민이라 불리는 비타민B1이 안심과 함께 돼지고기 중에 가장 풍부하다(100g 기준 구웠을 때 1.2㎎). 비타민B1은 신경을 안정시켜 주고 피로물질인 젖산 생성을 억제해 몸을 가볍게 만들어준다. 마늘과 곁들어 먹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비타민B1과 마늘의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이 만나면 알리티아민이 생성된다. 알리티아민은 다른 말로 ‘활성비타민’이라 불리는데, 체내에 남아 장시간 피로를 억제해 주는 기능이 있다.

 체중관리를 시작했다면 등심을 추천한다. 등심은 돼지고기 중 지방 함유량이 가장 적어(100g당 3.8g)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다. 특히 여성에게 좋다. 등심 속 비타민B6(피리독신)는 혈관을 이완시켜 생리통과 생리전 증후군의 증상을 줄인다.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다.

 목살에는 염증 발생을 막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리놀렌산이 풍부하다. 갈비는 비타민B2인 리보플라빈 함량이 높아 구강염을 예방하고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앞다리살엔 뼈와 근육을 이루는 인과 철 성분이 풍부하다.

삼겹살에 든 미네랄·비타민B 간 회복 도와

삼겹살은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봄철에 소비가 급등한다. 폐와 호흡기 건강에 삼겹살의 직접적인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단, 삼겹살에 있는 미네랄과 비타민B 등이 간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 보아스이비인후과 오재국(이비인후과 전문의) 원장은 “돼지고기에 있는 비타민B1과 아연, 셀레늄 등이 간의 작용을 도와 먼지나 중금속에 오염된 혈액도 깨끗해진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살코기에 들어 있는 시스테인은 기침과 가래를 없애는 데 효과적인 성분이다. 시스테인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진해거담제의 성분이기도 하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 돼지고기도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단백질 일일 섭취량으로 따졌을 때 몸무게 1㎏당 0.8g가량이 적합하다. 임신한 여성은 단백질 요구량이 높아 적정 섭취량보다 10~20g을 추가로 먹는 게 좋다.

 돼지고기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도다. 냉동한 뒤 오래 보관하거나 진공포장 기간이 길어지면 영양소가 핏물과 육즙을 타고 빠져나간다. 도축에서 유통까지 시간이 짧을수록 좋다. 신선한 냉장 상태의 돼지고기를 고르고, 구입 후 바로 섭취하는 게 현명하다.

박정렬 기자

참고도서=고기예찬(집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