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김승혁, 괴물 친구 김경태 잡다
18번 홀(파5)에서 대반전이 일었다. 지난 9년 동안 무명이던 김승혁(28)이 마지막 홀에서 극적인 2.5m짜리 버디로 '괴물' 김경태(28·신한금융그룹)를 꺾고 생애 첫 우승했다. 그동안 친구 김경태가 승승장구하는 걸 지켜봐야 했던 김승혁은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김승혁은 "친구(경태)야, 오늘은 내가 더 잘 쳤다"고 말했다.
18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의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SK텔레콤 오픈 2014 최종 4라운드. 김승혁은 이날 2타(버디 5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줄인 끝에 합계 11언더파로 김경태, 이태희(30·러시앤캐시·이상 10언더파)를 1타 차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2억 원. KPGA 코리안 투어 101경기째 만에 거둔 눈물의 승리였다.
김승혁은 한국과 일본의 상금왕 출신인 친구 김경태와 나란히 9언더파 공동선두로 챔피언 조에서 맞붙었다. 둘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이자 2003년 국가대표 동기다.
김승혁은 이날도 먼저 4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김경태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김승혁은 "냉정하자, 아직도 기회는 있다"며 집중했다. 마지막 한 홀을 남겨 놓고 10언더파 공동선두. 김승혁은 110야드 거리에서 날린 마지막 세 번째 샷을 핀 앞쪽 2.5m에 붙이며 친구를 압박했다. 100야드 거리의 김경태 샷은 핀 오른쪽 5m 지점에 떨어졌다. 김경태의 버디 퍼트는 홀 왼쪽으로 빠졌고, 김승혁은 버디 퍼트는 홀 한가운데를 파고들었다.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김승혁은 "우승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아서 캐디에게 내가 정말 1등이 맞느냐고 물었다"며 "'한 샷 한 샷에 집중하라'고 조언해준 여자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김승혁의 여자친구는 국내 여자프로 톱랭커인 양수진(23·통산 5승)이다. 그는 "이제 교제를 시작한지 3개월 정도 됐다"고 했다. 김경태는 2011년 5월 매경오픈 우승 이후 만 3년 만에 국내 무대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복병 친구 김승혁의 마지막 버디 한방에 무너졌다.
최경주(44·SK텔레콤)는 이 대회 네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최종합계 8언더파로 단독 5위에 그쳤다.
영종도=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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