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역 1조달러 시대 … ‘넥스트 15’에 먹고 살 길 있다
KOTRA 조환익 사장, 무역관장 15명
새해 한국 무역 나아갈 길 말하다
조환익(사진) KOTRA 사장은 2일 “‘넥스트(NEXT) 15’ 공략에 한국 경제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중국·일본, 삼국의 분업구도가 깨지고 직접적인 경쟁구도로 변모하는 상황에서 ‘NEXT 15’는 새해 무역 1조 달러 시대의 화두”라고 덧붙였다. KOTRA 해외무역관장(정식 명칭 코리아비즈니스센터장)들은 올해 키워드로 ‘신흥시장 공략’을 꼽았다. 본지는 조 사장과 무역관장 15명을 전화 또는 e-메일로 인터뷰했다.
“아프리카는 2050년 인구가 20억 명이 돼 중국(14억 명 예상)을 제치고 세계 최대가 된다. 자원 부국 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과 물류 거점 케냐 외에도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우간다·탄자니아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나창엽 나이로비 무역관장)
“인구 1억7000만 명의 파키스탄은 중앙 및 서남아시아 국가 진출의 전초기지로 손색없다.”(정영화 카라치 무역관장)
“브라질처럼 생소한 시장은 우리 기업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위험 을 분담하는 선단식 진출이 필수적이다.”(김두영 상파울루 무역관장)
무역관장들의 주문이다. 이들은 우선 뜨는 소비시장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입자가 1억 명이 넘는 인도네시아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요즘 자신만의 고유한 벨소리나 사진·동영상을 수신자에게 알려 주는 서비스가 인기다. 인도네시아 1위 이동통신업체 텔콤셀을 통해 이뤄지는 이 서비스는 한국의 3년차 벤처기업 ID미디어의 작품. 이 회사 안비오(43) 대표는 “작은 아이디어지만 막대한 인구 덕에 올해 안에 200만 명 가입자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 서북부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최근 하루 자동차 판매량은 600대가량.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었다. 서부대개발에 힘입어 중국 내륙에 신흥 부유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강영진 시안 무역관장은 “2011년엔 중국이 아니라 중국 ‘내륙’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 문제,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중국 내륙) 진출을 꺼리고 있는데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들 아시아 신흥국가는 중산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내수 비중도 높다. 인도의 내수 의존도는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한다. 베트남은 소비시장이 매년 20%가량 성장한다.
자원과 거점 확보 역시 무역관장들의 강조사항. 심해 유전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는 브라질은 2035년이면 세계 5대 산유국(현재 16위)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김두영 상파울루 무역관장은 “조선 장비·설비 분야 강국인 한국과 좋은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년간 새로 발굴된 원유 매장량의 3분의 1은 아프리카에서 발견됐다. 천연가스도 세계 매장량의 8.2%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전 세계 백금 매장량의 88%, 금 매장량의 40%를 차지한다. 김병삼 요하네스버그 무역관장은 “광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해 한·남아공 교역 규모는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집트 카이로는 ‘마그레브로 진출하는 길목’으로 통한다. 마그레브는 리비아·튀니지·알제리·모로코 같은 북아프리카 서부 일대. 노철 카이로 무역관장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면서 오일 달러가 넘치는 중동과 인접해 있다. 유럽연합(EU) 수출의 우회 거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호주처럼 현재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추진되고 있는 국가들의 무역관장들은 FTA의 조속한 체결을 희망했다. 멕시코에서는 전 세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산 자동차 찾기가 쉽지 않다. 일본과 미국·유럽산 자동차가 도로 를 활보하고 있다. 멕시코가 이들 나라와 FTA를 맺고 무관세로 자동차를 수입해서다.
미래 선점 제안도 많다. 아프리카 시장에서 케냐는 “미래 최대의 상품시장”(나창엽 나이로비 무역관장)으로 불린다. 나 관장은 “케냐를 거치지 않고는 동아프리카로 들어갈 수 없는 무역의 중심지”라며 “이곳에 민관 합동으로 공동물류센터를 마련하는 등 거점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방글라데시는 지난해 7월부터 ‘신임금체계’를 시행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됐지만 아직도 서남아시아 최저 수준이다. 수도 다카의 기본급이 월 47달러다. 김삼식 다카 무역관장은 “지난해 말 영원무역에서 충돌이 있었지만 앞으로 중국을 대체하는 투자 대상국으로 방글라데시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희·이상재 기자
NEXT 15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가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할 국가로 지목한 ‘NEXT 11’ 국가(멕시코·나이지리아·파키스탄·필리핀·터키·베트남·인도네시아·이란·이집트·방글라데시 등)를 중심으로 브릭스(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더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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