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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장소식

내장객 뚝 … ‘벙커’에 빠진 지방 대중 골프장

내장객 뚝 … ‘벙커’에 빠진 지방 대중 골프장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소재 대중(퍼블릭)골프장들이 내장객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8일 한국대중골프장협회(대중협)에 따르면 이들 대중골프장은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7.2%의 내장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원수로는 11만6897명이 줄어들었다. 이는 비수도권 대중 골프장 86곳 중 29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다.

 ◆얼마나 줄고 있나=대중협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지방소재 86개 대중골프장에서 30만 명 이상의 내장객이 전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지방 대중골프장은 지난해에도 2008년 대비 6.1%, 내장객 수로는 28만1209명이 줄어들었다.
 
 조사에 따르면 18홀 규모의 충북 히든밸리 골프장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15.6%나 내장객이 줄었다. 감소율로는 최대 수치다. 전북 군산 골프장(63홀)도 12.7%나 손님이 떨어졌다.

내장객 수로 치면 2만5135명이나 된다. 군산 골프장 강신석 사장은 “1인당 객단가를 평균 10만원으로 계산하면 25억원이 넘는 영업 손실”이라고 말했다.

대중협의 이준형 사무국장은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일부 골프장은 은행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3년 뒤면 도산하는 대중 골프장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왜 손님이 줄어드나=골퍼들이 그린피가 싸진 지방 회원제 골프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8년 10월 해외로 나가는 골프 관광객을 국내로 유인하고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을 시행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2년 동안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에 대해 취득세 등을 2% 경감하고 개별소비세(2만1120원)는 100% 감면해 주는 제도다.

이 법이 시행되면서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은 내린 세금만큼 그린피(골프장별로 1인당 약 3만5000~4만6000원)를 인하했다. 그 결과 회원제와 대중 골프장의 그린피 차이가 평일 평균 4만8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주말에는 4만5000원에서 2만1000원 수준까지 좁혀졌다. 골퍼들이 대중골프장을 외면하고 회원제 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조특법 연장 강력 반대=정부는 지난 8월, 2010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조특법을 2012년 12월까지 2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지방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서는 종전처럼 개별소비세 100%를, 수도권 인접지역 골프장에도 50%를 감면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며 이달 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대중협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강배권 회장은 “골프 대중화의 주역인 대중 골프장을 고사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조특법이 연장 시행될 경우 도산하는 대중골프장이 속출해 그 피해가 결국 골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