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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군사령관 대장 승진…패전 만회할 공 세웠나

해군사령관 대장 승진 … 패전 만회할 공 세웠나

 

천안함 침몰 이후 잔뜩 몸을 움츠렸던 북한이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대규모 화력 시범이 포함된 군사 훈련을 참관한 사실이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됐다.

오는 25일 군 창건 78주년 기념일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군사 퍼레이드 등 행사를 열려는 정황도 감지됐다. 천안함 사태 발생 20일이 가깝도록 사실 보도조차 않고 침묵하던 데서 잇따른 무력시위 쪽으로 방향을 잡는 형국이다.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의 훈련 참관과 관련, “각종 지상포들이 목표물에 강력한 화력타격을 개시했고 쏟아지는 불소나기로 적진은 삽시간에 산산조각 나 불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또 “조국을 0.001㎜라도 침범하면 일격에 쓸어버리겠다”는 위협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마치 천안함 침몰과 북한을 연결시키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북한 군부가 보내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던 국방위 이용무·오극렬 부위원장도 동행했다. 평양의 각 기관과 교육·출판·예술분야 관계자까지 대거 동원돼 김 위원장의 각별한 관심을 엿보게 했다.

같은 날 내놓은 김 위원장의 군 인사 명령은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장의 대장 승진 외에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해군사령관인 정명도 상장의 대장 진급이다.

지난해 11월 대청해전에서 패한 해군 최고책임자임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당국은 배경 파악에 분주하다. 김 위원장은 대청해전 직후 남포시 서해함대사령부를 찾아 지휘부와 군인을 격려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정명도 사령관의 승진은 대청해전을 김 위원장이 패전으로 간주하지 않을 경우나 정명도가 패배를 만회할 공훈을 세웠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북한의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해군사령관의 승진이 묘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이 어떤 의도에서 이 시점에 고강도 군사훈련과 해군사령관 승진 카드를 꺼낸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당국자는 “북한은 15일 천암함 함미 인양과 조사 결과 등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향후 대응 수위를 올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