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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장소식

수도권 밖 그린피, 내달 4만~5만원 내린다

수도권 밖 그린피, 내달 4만~5만원 내린다

소비세 등 감면 … 골퍼들 강원·충청권 쏠림 현상
경기도 골프장들 “형평성 어긋난다” 강력 반발

 

 이르면 다음달 1일부터 지방 골프장 이용요금(그린피)이 4만~5만원가량 내린다.

수도권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회원제 골프장의 세금을 감면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공고를 거쳐 이르면 10월부터 지방 골프장 그린피가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골프장에서는 지금보다 20~30% 이상 내린 요금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린피 얼마나 내리나=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골퍼들은 지방 골프장을 이용할 때마다 최소한 2만4120원의 각종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 골프장 이용요금에 포함됐던 개별 소비세·교육세·농특세 등과 체육진흥기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퍼블릭 골프장과 제주도는 이미 반영된 상태다) 여기에 종부세와 재산세 세율도 낮아지면서 골프장별로 2만~3만원의 추가 인하 요인이 발생하게 됐다. <표 참조>

골프장경영협회 관계자는 25일 “지방 골프장의 경우 평균 4만원 정도의 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많게는 5만원 이상 그린피를 내리는 골프장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지방 골프장들은 평일의 경우 16만~20만원 하던 그린피가 12만~16만원대로, 주말엔 20만원대에서 15만~16만원 선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지방 골프장 이용 요금의 인하가 현실화하자 주말 골퍼들의 쏠림 현상도 벌써 나타나고 있다. 매달 4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골프대회를 여는 M골프 동호회의 경우 11월 월례회를 강원도나 충청권 골프장에서 열기로 했다. 이 골프회 총무 정영주(44)씨는 “1인당 4만원씩 그린피가 싸진다고 가정할 경우 40명이면 160만원이 절약되는 셈이다. 조금 멀더라도 지방 골프장을 찾는 게 당연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5만원가량 요금을 내릴 예정인 강원도 A골프장의 경우엔 주말은 17만~18만원선, 주중엔 15만원 이내의 돈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울상 짓는 수도권 골프장=반대로 수도권 골프장 업주들은 성난 표정이다. 경기도 이천·여주 등 충청과 강원도에 인접한 지역의 골프장들은 “비수도권 골프장에만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은 조세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17개 회원제 골프장 대표들은 24일 간담회를 열고 “지방 골프장에만 세금이 감면돼 그린피가 낮아지면 경기도 골프장들은 고객이 줄어들면서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조만간 도산하는 골프장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B골프장 대표는 “다리 하나만 건너면 요금이 4만~5만원이나 싸지는데 누가 (강원·충청에 인접한) 경기도 골프장을 찾겠느냐. 요즘도 평일엔 골프장이 텅텅 비는데 지방 골프장에만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건 형평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