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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장소식

골프장서 추석 동네잔치 열렸네

골프장서 추석 동네잔치 열렸네

 

 

13일 의령친환경골프장에서 열린 ‘의령인 친선 골프의 날’ 행사에서 한 참가자가 연습 스윙을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나이스 샷.”

추석 연휴 첫날인 13일 물안개가 자욱한 남강변인 경남 의령군 의령읍 대산리 ‘의령 친환경 골프장’.

주부 하인순(44·창원시 반림동)씨가 샷을 하자 한팀인 이명화(52·경북 영주시), 김남희(52·의령읍)씨 등 두 명이 외친다. 하씨와 두 사람은 시누이와 올케 사이다. 하씨는 “오전에 운동을 하고 오후엔 의령읍 5일장에서 장을 본 뒤 함께 음식을 만들기로 했다”며 “이용료가 싸 오빠와 조카 등 가족 9명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의령군이 마련한 ‘의령인 친선 골프의 날’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의령에 주민등록을 두거나 의령 출신 사람만 참가할 수 있었다. 학교 동창팀, 같은 띠 모임, 마을 친구팀 등 40팀 160명이 참가해 잔칫집 분위기였다.

의령군은 7월 15일 개장한 이 골프장이 인기를 끌면서 의령 지역 주민들의 부킹이 어려워지자 연중 세 번(추석, 설, 4월 말 의병제전)만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키로 한 것이다. 골프장 이용료가 5만5000원이지만 이날 참가자들에게는 5000원을 할인해 주고, 산나물을 선물로 나눠줬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조용섭(74)씨는 “고향에 농약 안 치는 골프장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오고 싶었는데 추석 쇠러 오는 길에 고향 사람들과 운동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캐디가 없어 직접 끄는 카트에 실린 김밥과 고구마 등 간식을 나눠 먹는 소박한 정경도 보였다. 참석자들은 남강을 끼고 있는 3∼5번 홀을 지날 때는 자맥질하는 물고기들과 이름 모를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즐겼다.

골프 공을 멀리 보내는 장타대회도 열렸다. 개장한 뒤 두 달 동안 이 골프장에는 9000여 명이 다녀가 5억여원을 벌었다. 잡초 제거에 동원된 할머니 3817명의 인건비로 1억8000만원이 나갔다. 의령군은 연간 20억∼25억원의 매출을 올려 순수익 10억여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골프장은 남강 둔치인 의령읍 대산리 23만5262㎡(7만1166평)에 세워진 9홀짜리 대중 골프장으로 의령군이 직영하고 있다. 상수원인 낙동강 상류여서 잡초는 인력으로 제거하고 천적으로 병충해를 방제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이용료(18홀 기준)는 4만5000(평일)∼5만5000원(공휴일). 예약은 홈페이지(golf.uiryeong.go.kr).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