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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조코/우리아이들

올빼미형 청소년, 늦게 자는 이유 있었네

올빼미형 청소년, 늦게 자는 이유 있었네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새나라의 어린이 시절은 가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새나라의 청소년 시대가 온 모양이다. 별다른 이유 없이 유독 늦게 자는 청소년들이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컴퓨터 게임을 한다거나, 못 다한 공부 및 과제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늦게 자는 경우도 많지만, 청소년들에 늦게 자는 이유에는 생물학적인 근거가 존재한다는 사실.

서울시내 모 중학교 유선준(16세)군은 반에서 유명한 지각대장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 리듬에 익숙해진지 오래. 유 군은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매일 밤 12시를 넘겨 새벽 2~3시가 돼서야 잠이 들곤 한다.

때문에 늦게 일어나는 것은 다반사. 등교시간은 매일 일정한데, 자신은 그에 못 따라가고 있으니 매일 지각대장은 따 놓은 당상. 부모님도 이제는 유군이 일찍 일어나는 것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유군은 유난히 늦게 자거니와 늦게 일어나는 생체 리듬을 갖고 있다. 노력에 의해서 아침에 빨리 일어나는 습관을 길들일 수도 있겠지만 이도 쉽지만은 않은 일.

실제로도 늦게 자는 청소년들이 많지만 아침 등교시간에 맞춰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오전 수업을 내내 졸음에 쫓겨 집중력을 잃는다는 무수한 학생들의 고민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청소년들 늦게 자는 이유는 ?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홍승철 교수는 “늦게 자면 대개 늦게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은 일주기리듬과 관련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청소년시기에 늦게 자게 되고 나이가 들면 오히려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된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청소년들이 밤에 가장 깊이 자고 낮에는 왕성하게 활동을 하도록 리듬이 생성돼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깊은 수면이 줄어들고 자주 깨고 낮에는 각성도가 떨어져서 자주 졸기도 하고 낮잠도 자게 된다는 것.

이는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 중에 hper3라는 유전자 때문이다. 이 유전자는 늦게 자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데 늦게 일어나서 늦은 시간에 햇빛을 쬐게 되는 것도 늦게 자는 것을 지속되게 하는 요인.

만약 이러한 요인으로 생체리듬 패턴이 지속된다면 지연성위상증후군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아침시간에 일어나기가 힘들다고 주로 호소한다.

부산수면센터 양창국 원장은 “인간의 일주기 생체리듬은 사춘기 전까지는 새나라의 어린이 리듬이지만 사춘기인 청소년 시기에는 올빼미형 리듬이라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생물학적으로 잠은 체온이 떨어졌을 때 오는 자연스런 현상. 하지만 청소년 시기가 되면 체온이 떨어지는 속도가 늦어지는데 이는 청소년들의 활동성과도 연관된다.

즉, 공부를 한다거나, 수업 후 친구들과의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그만큼 체온의 열이 고조돼 있는 상태인데 이러한 활동성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지는 속도가 더딘 것. 이에 따라 잠도 더디게 온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청소년과 어른 7~8%가 지연성위상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들은 보통 사람들이 자는 시간에 자지를 못하고 대개 새벽2~6시에 잠들어 오전 10시~오후 1시에 깬다.

일반적인 취침시간보다 3~6% 후퇴돼 있으며 증상이 한달 이상 지속되며 수면시간대는 후퇴하지만 수면자체는 정상이며 24시간 주기의 수면각성리듬은 지속된다.

◇청소년들 얼마나 자야 하나?

그렇다면 중고등학생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은 얼마나 자야 할까? 한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압박 때문에 실제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지 못한 실정.

양창국 원장이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국내 학생들은 서양의 또래들에 비해 하루 2~3시간 적게 자고 있다.

양창국 원장은 "사람의 수면요구량은 하루 3-4시간만 자도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 10시간 이상을 자야 낮 동안에 졸지 않고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있듯 개인차가 존재한다"며 "대부분은 하루 8시간 ± 30분 정도가 적당하며 특히 10대들은 이보다 더 많은 하루 9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 중앙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병 교수 또한 “일반적으로 개인 수면의 양은 선천적인 것이어서 후천적으로 많이 변화시키기는 어렵다”며 “청소년 시기의 경우, 필요한 수면량보다 더 못자게 되면 신체적, 정신적인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강조한다.

청소년들은 충분한 수면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이들의 각성 사이클의 변화가 뒤죽박죽 하면 성장 및 내분비 계통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조언이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