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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조코/뭐니 머니

30대에 월세 수입 올리는 사람들

30대에 월세 수입 올리는 사람들

요즘 임대 사업을 시작하는 ‘젊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 30대부터 시작하는 임대 사업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임대 수익을 통해 자기 개발비를 충당하겠다는 것. 월급은 생활비로 사용하고, 임대로 인한 부가 수익은 어학이나 대학원 등 미래를 위한 재투자 비용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둘째는 남보다 빠른 노후 대비다. 이들은 부동산을 기반으로 은퇴 이후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겠다는 계획이다. ‘사오정’, ‘오륙도’ 등 정년이 빨라지면서 미래가 불안해진 것도 30대의 발걸음을 분주하게 하고 있다.

 
 

단돈 700만원으로 아파트 임대업 성공한 김일재씨
“저평가된 소형 아파트, 경매와 급매물 투자로 잡았죠”
30대 초반 직장인인 김일재씨(32)는 단돈 700만원으로 임대업에 뛰어들었다. 주식, 펀드 등 이런저런 재테크에 관심은 있었으나 기대만큼 돈이 불려지지 않자 임대업에 눈을 돌렸다. 부동산 투자는 누나에게 한 수 배웠다. 김씨는 이십대 시절, 경매 전문가인 누나의 심부름을 하다가 경매에 눈을 떴고, 그게 임대 재테크의 발판이 됐다.
김씨의 주 임대처는 저평가된 지역의 소형 아파트다. 지난 2005년 경매를 통해 경기도 일산의 21평형 소형 아파트를 낙찰 받은 게 시작이었다. 이때 들어간 자기 비용은 900만원. 어떻게 이런 저자본으로 가능했던 것일까. 당시 낙찰가는 7500만원 정도였다. 5600만원 정도 대출을 받았고, 세입 보증금 1000만원을 합하면 그 같은 계산이 나온다. 구입한 아파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을 받았다. 월세 수입은 대출 이자를 갚는 데 충당했다. 그래도 용돈으로 10만원 정도를 챙겼다고 한다.
한편으로 모험처럼 비쳐지는 김씨의 임대 투자. 이는 김씨가 저평가된 지역을 찾기 위해 숱한 발품을 팔았기에 가능했다. 김씨가 구입한 소형 아파트는 1년 뒤 시세가 껑충 뛰었고, 그는 시세 차익을 노려 매매를 결정했다. 그리고 매도로 얻은 투자 수익은 같은 방식으로 임대 투자를 했고, 현재 아파트 2채를 보유 중인 김씨는 투자 대비 10%의 꾸준한 임대 수익을 내고 있다.

김씨는 자산 가치 상승에 중점을 둔다면 아파트만한 투자처가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저평가된 아파트를 고르는 것과, 단기 급등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급매물을 잡을 경우 수익률이 극대화된다는 게 그의 설명. 김씨는 월 임대 수익의 목표가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수요가 많은 지역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경매 물건일 경우 월 수익 9~10%, 급매물일 경우 6% 이상은 보장될 때 매매하라고 말한다.

“임대 수익을 얻고, 돈 되는 매물을 원하세요? 그렇다면 자주 돌아다니는 게 중요해요. 발품 팔면서 정보를 얻고, 부동산 사장님들과 친해지세요. 단골 부동산 몇 곳만 만들어도 좋은 물건을 잡는 데 앞서 나갑니다. 중개료를 넉넉히 챙겨주면 나중에 팔 때도 비싼 값에 팔아줘요. 부동산 투자 역시 네트워크가 중요하거든요.”
집값 대출 억제 등 요즘처럼 규제가 늘어난 시장에서도 김씨와 같은 투자 방식이 통할까. 김씨는 “과거와 같은 방식은 힘들어진 게 사실이다”면서도 “그러나 발품을 팔면 여전히 자산 가치가 상승할 여력이 있는 지역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30대 초반의 김씨가 발 빠르게 임대업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안전장치 마련이죠. 샐러리맨 월급만으로는 자기 개발을 한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결국 전공을 살리는 공부나 취미 생활 등 미래를 위한 투자 비용을 임대 수익으로 마련하는 거죠. 노후 대비까지 이어지면 금상첨화고요.”


상가 임대로 월 500만원 버는 박주영씨
“상가 2개로 넉넉한 노후 대비, 월세 수입이 월급보다 많아요”
홍보회사에 다니는 박주영(37)씨는 지난 2004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신축 오피스 빌딩 1층의 ‘공장형 상가’(30평형)를 구입했다. 비용은 세금 포함 8억원 정도가 들었다. 현재 상가에는 24시 편의점이 들어온 상태다. 계약 기간은 5년. 박씨는 임대료로 월 500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투자 대비 8%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2년 뒤에는 550만원, 3년째부터는 600만원의 임대료를 받기로 한 계약 조건도 괜찮다.
8억원이라. 매달 생계비에 허덕이는 소시민에겐 엄두가 안 나는 거액이다. 박씨의 상가 구입은 어머니의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했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어머니는 원래 아파트에 투자를 주로 하다가, 5년 전 김포의 한 공장 터를 우연찮게 매입하면서 임대의 매력을 알게 됐다. 1억원대에 구입한 공장 터가 몇 년 뒤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되면서 5억원으로 껑충 뛴 것. 매달 일정 수입에 막대한 투자 수익까지 얻었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 어머니는 딸의 장래를 위해 ‘임대’라는 상속 형식을 결정했다. 상가를 구입하면서 박씨는 어머니에게 5억원 정도를 무이자로 대출 받았다. 현재까지 받은 월 임대 수익은 엄마에게 오롯이 상환 중이다.
8억원대 ‘큰 물건’을 매매하면서, 박씨 역시 투자처를 두고 숱한 고민을 했다. 당시 인기 폭발이었던 주상 복합 타워팰리스도 그중 한 종목. 시세 차익을 노린다면 타워팰리스가 유리할 것 같았고, 고정 수입 면에서는 상가가 나아 보였다. 당시 10억원 정도 하던 타워팰리스는 몇 년 새 두 배 정도 시세가 뛰었다. 그래서 배가 아프냐고? 박씨는 “한때는 아쉽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언제까지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조기 퇴출 등 직장 환경이 불안하고요. 상가를 구입한 덕에 한편으로 마음이 든든해요.”
상가를 고르면서 발품도 많이 팔았다. 각 부동산 사이트에 올라온 상가 매물을 훑었고, 좋은 매물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부동산을 돌아다녔다. 그동안 거래했던 단골 부동산에 좋은 매물을 알려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구로디지털단지를 선택한 것은 입지 면에서 장점이 컸기 때문. 대로변에 위치했고, 주변에 편의점이 유일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임대는 수요가 관건이다.
박씨는 이미 편의점 입점 계약이 된 상가라서 안심했다고 말한다. 임대 기간은 5년. 주변에 유일한 편의점이라는 입지 특성상 재계약을 확신하고 있다. 박씨는 엄마에게 빌린 5억원의 대출을 갚은 이후, 강남 쪽에 상가 하나를 추가 구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상가 2개면 넉넉한 노후가 가능할 것이란 계산에서다.
“월 임대 수입 700만~800만원은 가능하지 않겠어요. 그 정도면 은퇴 후에도 넉넉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죠. 강남에 계획 중인 상가는 임대를 놓을 수도 있지만, 제 가게가 될 수도 있어요. 고령화 사회인데, 은퇴 후에 쉴 수는 없잖아요. 제가 은퇴하면 그 상가에서 직접 빵집이나 꽃집을 운영하고픈 마음도 있어요.”

강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