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영상 알바 `덫`…취업난 여대생 유혹

음란영상 알바 `덫`…취업난 여대생 유혹

경남경찰 음란물 제작·유포 30명 검거
5개 캐나다 음란사이트 운영자는 수배

취업난을 겪는 여대생과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여성들이 고액의 아르바이트 유혹에 빠져 음란 영상을 찍는 덫에 걸려 인터넷에 떠도는 음란물의 희생이 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이 꾐에 의해 찍힌 영상이 삭제되지 않고 온 라인으로 떠돌아 당사자 일부가 자살을 결심하는 등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여대생 등 20대 여성의 취업을 미끼로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에 허위 광고를 게재, 이를 보고 찾아온 여성의 음란 영상을 제작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모(35)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또 다른 영상 제작자 1명을 포함해 영상을 온 라인으로 유포시킨 혐의(")로 김모(29)씨 등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 동문인 이씨 등은 2004년 12월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에 '아마추어 이벤트 피팅.사진 모델을 구한다'는 광고를 실은 뒤 이를 보고 찾아온 A(22.여대생)씨 등 20대 여성 20여명을 대상으로 음란 영상 200여편을 제작한 뒤 1천여만원을 받고 캐나다에서 운영하는 음란 사이트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청년 실업이 심각한 점을 악용, '얼굴과 신분 노출 없이 촬영 3시간당 15만-50만원 당일 지급'이라는 문구를 내세워 여대생 등을 유혹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들은 여대생들에게 처음에는 평상복 차림으로 야외에서 사진 촬영해 안심시킨 뒤 차량으로 다른 장소로 이동하면서 안대를 씌운 채 서울 시내 여관 등으로 유인, 건장한 체격의 남자 2-3명을 동원시켜 반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음란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영상 제작 과정에서 자신은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여성의 신체만 노출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등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다운받은 수천 편의 음란 사진과 동영상을 카페 등 온 라인 상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음란물을 유포한 이들은 30대 14명, 20대와 40대 각 6명 등의 순으로 많았고 회사원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대학생과 여성 1명도 각각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또 국내 추적을 피해 캐나다 현지 컴퓨터 서버를 임대해 인터넷을 이용해 최근 5여년간 5개 음란 사이트를 운영, 140여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사이트 운영자를 수배했다. 음란 영상의 희생이 된 피해자는 모두 23명으로 20대 초반의 여대생이거나 대학을 졸업하고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여성이 대부분이며, 직장을 구하던 중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고액의 아르바이트 허위 광고에 속아 음란 영상을 찍는 꾐에 빠졌다. 피해 여성은 잘못된 길에 들어왔다 싶어 후회한 나머지 영상의 삭제를 요청했으나 제작자들은 음란 영상물을 사이트 운영자에게 그대로 팔아 넘겼다. 이후 온 라인을 통해 떠돌던 영상은 결국 주변인에게까지 알려져 이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직장 동료에게 영상 내용이 알려져 직장을 그만두는가 하면 남자 친구의 지인이 이 영상을 보고 남자 친구에게 알려줘 헤어진 사례가 있었다고 경찰은 말했다. 또 누가 알아 볼까 봐 아예 집 밖으로 외출하지 않아 갇혀있다시피 하고, 자살을 결심하는 등 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을 앞둔 한 여성은 얼굴이 알려질까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취업을 아예 포기하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널리 유포되는 음란물의 공급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구인.구직 사이트의 허위 광고에 속지 않도록 경종을 울리는데 이번 수사의 의의가 있다"며 "특히 청소년들이 음란물의 유혹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사이버 순찰과 강력한 단속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