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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뉴스

세계1위 넬리 코다 벽 높았다···韓 '어벤주스' 올림픽 노메달

넬리 코다. [뉴스1] 
 

 

 ‘어벤주스(어벤저스+주스)’ 한국 여자 골프의 올림픽 메달은 없었다. ‘어벤주스’의 위엔 여자 골프 세계 1위 넬리 코다(23·미국)가 있었다.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 한국 선수들은 도쿄올림픽 최종 라운드에서 초반부터 공격적인 전략으로 나섰다. 김세영(28)과 고진영(26)은 메달권과 타수 차를 한때 2타까지 좁혔다. 그러나 끝내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김세영, 고진영이 공동 9위(10언더파), 김효주(26)가 공동 15위(9언더파), 박인비(33)가 공동 23위(5언더파)에 올랐다. 4명 전원 세계 랭킹 10위 내에 들고, 한여름에 달콤한 주스 같은 느낌의 경기력을 보여주겠단 의미로 만든 팀 별칭 ‘어벤주스’의 도전이 허무하게 끝났다.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하고 왔다”던 박인비를 제외하고 나머지 셋은 “3년 뒤 파리올림픽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입모아 말했다.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확정하고 언니 제시카 코다(오른쪽)와 포옹하는 넬리 코다. [EPA=연합뉴스]

 

 

여자 골프 금메달은 넬리 코다가 땄다. 2라운드에서 9타를 줄여 선두로 나섰다. 3·4라운드에서 이나미 모네(일본·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3위)의 추격을 뿌리친 코다는 금메달(합계 17언더파)을 확정하고, 언니 제시카 코다(28)와 부둥켜 안으며 자축했다. 체코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인 어머니 레지나 코다가 1988년 서울올림픽에 출전했던 경험이 있어 “올림피언이 되는 게 자랑스럽다”고 했던 넬리 코다는 금메달을 따고서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기뻐했다.
 
동생 넬리 코다의 금메달을 본 제시카 코다는 “박인비가 할 법 한 일을 동생이 해냈다. 꿈을 꾸는 듯 하다”고 기뻐했다. 동생의 성과를 골프 그랜드슬램, 여자 골프 세계 1위,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땄던 박인비에 빗댄 것이다.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넬리 코다는 지난해까지 통산 3승을 거뒀다 올해 폭발했다. 올 시즌 LPGA 투어 3승을 거뒀고, 그 중 지난 6월 KPMG 여자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메이저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이 우승으로 코다는 23개월간 세계 1위를 달리던 고진영을 제치고 여자 골프 세계 톱이 됐다. 뒤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냈다. 넬리 코다는 “시즌이 끝난 후에 이번 시즌을 돌아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을 해냈다”며 스스로 놀라워했다.
 
코다는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가족’이다. 아버지 페트르는 1998년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우승했고, 어머니는 여자 테니스 단식 2회, 복식 3회 우승했다. 1992년 결혼해 미국 플로리다로 이주한 코다 부부는 세 남매를 낳았고, 모두 운동 선수 길을 걸었다. 3남매의 막내 세바스티안 코다(20)는 미국 테니스 기대주다.  
 

7일 일본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시상식에서 넬리 코다가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연합뉴스]

 

 

그 사이에서도 넬리 코다는 강한 승부욕으로 성장했다. 페트르 코다는 “넬리는 제시카보다 승부욕이 강하고 욕심이 많다”고 말했다. 넬리 코다는 “부모님은 항상 날 보고 사자같다고 한다. 어릴 적에도 경쟁적인 골프를 했고, 그런 경험들이 나를 키웠다”고 말했다.
 
넬리 코다는 한국과도 친숙하다. 프로 데뷔 초기부터 한국 기업(한화큐셀)의 메인 후원을 받고 있고, 떡볶이,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넬리 코다는 “스포츠에선 잘 될 때도 있지만, 안 될 때도 온다. 골프는 항상 겸손하게 만든다. 선수들도, 경기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