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 타바타나킷. [AP=연합뉴스]
여자 골프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패티 타바타나킷(21·태국)이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란초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4언더파 68타, 합계 18언더파로 리디아 고를 2타 차로 제쳤다.
첫날 6언더파를 치며 선두로 나선 타바타나킷은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우승했다. 1984년 줄리 잉스터 이후 첫 ANA 신인 챔피언이기도 하다. 1999년 도티 페퍼가 세운 대회 최저타 우승 기록(19언더파)에 한 타 차다.
타바타나킷은 장타자다. 2라운드 평균 339야드, 3라운드 348야드의 드라이브샷을 기록했다. 파 5홀들을 맹폭하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최종라운드 타바타나킷은 5타 차 선두로 출발했다.
워낙 공을 멀리 치고 컨디션도 좋아 싱거운 경기가 될 거라는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추격자가 있었다. 처음엔 박인비였다. 3번 홀까지 모두 버디를 잡아 간격을 좁혔다. 그러나 이후 퍼트가 들어가지 않았다.
미션힐스 추격전의 진짜 주인공은 리디아 고였다. 첫 홀 버디, 2번째 홀 이글을 잡아내면서 고삐를 당겼다. 3번 홀을 쉬더니 4, 6, 7, 9, 10, 11번 홀에서 버디를 낚았다.
리디아 고. [USA TODAY=연합뉴스]
타바타나킷에 8타 뒤에서 시작했는데 2타 차까지 쫓아갔다. 라이더컵 유럽 캡틴을 지낸 토마스 비욘이 “메이저 최종라운드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2016년 이 대회 챔피언 리디아 고의 추격은 선두로 나선 경험 없는 신인을 떨게 할 만했다. 이제 타바타나킷이 그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는지가 관심사였다. 5년 전 이 대회에서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은 선두로 경기하다가 마지막 3개 홀에서 모두 보기를 하는 바람에 리디아 고에 역전패했다.
최종라운드의 열기 속에서 타바타나킷은 전날처럼 압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무너지지도 않았다. 15번 홀이 분수령이었다. 러프에 빠지면서 위기에 몰렸으나, 3m 파 퍼트가 홀을 돌고 나올 듯하더니 들어가 한숨을 돌렸다. 타바타나킷은 17번 홀 그린 주위에서 칩샷을 홀 5cm 옆에 붙여 사실상 승부를 마무리했다.
리디아 고는 10언더파 62타를 쳤다. 2006년 로레나 오초아가 기록한 대회 최저타 타이다. 리디아 고의 퍼트 수는 24개였다. 그러나 12번 홀 이후엔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김세영이 11언더파 공동 3위, 고진영과 박인비가 10언더파 공동 7위, 지난해 우승자인 이미림은 9언더파 공동 10위다.
패티 타바타나킷. [AP=연합뉴스]
타바타나킷은 8세 때 골프를 시작해 2007년 타이거 우즈의 우승을 보고 골프 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미국으로 유학 가 UCLA를 2년 다니고 중퇴해 프로가 됐다. 현재 하나은행의 후원을 받고 있다. 2019년 2부 투어에서 3승을 했다. 그 해 LPGA 투어 손베리 클래식에 초청 선수로 나와 한 라운드에서 11언더파 61타를 치기도 했다.
지난해 1부 투어에 올라왔으나 성적은 좋지 않았다. 톱 10에 든 건 단 한번이고컷탈락이 7번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코로나 바이러스로 시즌이 단축돼 올해도 신인으로 인정받아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출처: 중앙일보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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