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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뉴스

‘매년 1승’ 목표, 4년 연속 달성한 박민지

대유위니아 오픈 2연패
단점 없고 꾸준한 악바리 스타일
“다음 목표는 메이저 대회 우승”

대유위니아 오픈에서 우승을 확정한 직후 동료의 축하 물세례를 받는 박민지. [사진 KLPGA]

 

16일 경기 포천의 대유몽베르 골프장.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15번 홀(파3) 그린에 선 박민지(22)가 2m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내리막 경사의 쉽지 않은 퍼트였지만, 침착하게 성공시킨 박민지는 굳었던 표정을 풀고 미소를 지었다. 18번 홀(파4)에서 파 퍼트를 넣고 우승 축하 물세례까지 받자 그제야 여유를 되찾았다.

KLPGA 투어에서 꾸준함의 대명사로 꼽히는 박민지가 올 시즌에도 1승을 거뒀다. 대회 마지막 날 네 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를 기록했다. 이정은6(24·11언더파), 장하나(28·10언더파) 등 경쟁자의 맹추격을 뿌리치며 대회 2연패도 달성했다. 그는 2017년 데뷔 후 4년 연속으로 매 시즌 1승씩 거뒀다. KLPGA 투어 대회 우승을 4년 연속 1회 이상 한 현역 선수는 이다연(23·2017~20년)뿐이다.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받은 박민지는 “우승으로 타이틀도 방어해 더욱 뜻깊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평소 자신에 대해 “뚜렷한 장점이 없지만, 단점도 없다”고 말했다. 평균 타수(69.1875타·2위), 그린 적중률(82.47%·4위), 평균 퍼팅(29.84개·12위) 등 주요 지표 대부분에서 상위권이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 핸드볼 대표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옥화(62) 씨가 그의 어머니다. 운동선수 유전자를 물려받아서인지 체력과 힘이 좋다. 키는 1m59㎝로 여자 골퍼치고도 작은 편이지만, 드라이브샷을 240~50야드 때린다. 마음먹고 휘두르면 270야드까지도 날린다.

 

박민지는 2016년 최혜진(21), 박현경(20)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아마추어 팀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했다. 당시 2위 스위스를 21타 차로 제쳤다. 2017년 프로 데뷔 열흘 만에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우승했다. 투어 사상 입문 후 최단 기간 우승 기록이다. 올 시즌에도 9개 대회에 나가 한 번도 컷 탈락하지 않았다. 톱10 6차례로, 8차례인 이소영(23)과 최혜진 다음이다.

박민지는 근성 있는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 첫날 공동 선두, 둘째 날 단독 선두를 달린 뒤 “우승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날 임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 한 타 차 우승 경쟁 선수가 7명이었다. 박민지는 공동 선두였던 15번 홀(파3)을 앞두고 잠시 스코어보드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버디를 넣겠다”고 집중하더니, 8번 아이언으로 홀 2m에 붙이고 버디에 성공했다.

‘1년에 1승’ 목표를 달성한 박민지의 다음 목표는 ‘메이저 타이틀’이다. 박민지는 “하반기에 메이저 대회가 남아있다.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다. 그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KLPGA 투어는 8~9월 4개 대회가 취소됐고, 다음 달 18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대회로 하반기 문을 연다.

[출처: 중앙일보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