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프레슨/박세리 챔피언 레슨

<18> 퍼팅 그립과 셋업방법

왼쪽 눈 밑에 공 두고, 그립은 30% 힘으로 살짝
<18> 퍼팅 그립과 셋업방법
스탠스 어깨넓이보다 약간 좁게
양발 ‘11자’로 하면 공 굴리기 쉬워


골퍼라면 누구나 퍼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언뜻 보면 가장 단순하고 쉬워보이는 이 퍼팅 때문에 많은 골퍼들이 좌절하기도 했다. 초창기 위대한 골퍼 중 한 사람인 샘 스니드는 퍼팅 때문에 고민하다가 홀을 정면으로 보고 스트로크를 하는 독특한 자세를 개발했다. 독일 선수 중 최고로 평가받는 베른하르트 랑거 역시 거의 엎드려서 쥐어야하는 짧은 퍼터를 사용하기도 했고, 가슴에 대는 긴 퍼터로 바꾸기도 했다.

 

 

왼손이 밑으로 가는 크로스핸드 그립. 왼손목을 고정할 수 있어서 방향성이 좋다. [사진 하나금융그룹]

 

퍼팅에는 단순히 공을 굴려 홀에 넣는 것 이상의 뭔가가 있다. 그 홀을 마무리하는 기술인 동시에 전체 경기의 흐름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확률이 낮은 어려운 퍼팅을 성공시킨 후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든지, 반대로 쉬운 퍼팅에 실패하고 흐름을 놓쳐 나머지 플레이를 망치기도 한다. 확실한 것은 퍼팅에 있어서도 기본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주엔 퍼팅의 그립과 셋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퍼팅에서 중요한 것은 ‘거리’와 ‘방향’이다. 이 두 가지 요소를 잘 조합하는 것이 퍼팅 성공의 열쇠다. 그런데 퍼터를 쥐는 그립에 따라 느낌이 확 다르다.

 

 

 

가장 흔한 퍼팅 그립은 왼손검지가 오른손의 위로 올라가는 ‘역 오버래핑 그립’이다. 처음에 퍼팅을 배울 때 이 그립을 익히는 골퍼들이 많다. 골프에서 왼손은 방향, 오른손으로는 거리에 영향을 미친다. 역 오버래핑 그립은 오른손의 터치감을 잘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역 오버래핑 그립 다음으로 많은 형태가 크로스핸드 그립이다. 크로스핸드 그립은 왼손이 아래로 가는 형태의 그립으로, 왼손목을 단단히 고정할 수 있어 방향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손목이 완전히 고정되기 때문에 퍼팅을 할 때 어깨가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동작만으로 퍼팅해야 한다. 이렇게 퍼팅을 하면 임팩트 때 퍼터 헤드가 열리거나 닫히는 현상이 확실히 줄어든다. 반면 작은 근육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섬세한 터치는 기대하기 어렵다. 1m 간격 단위로 연습을 많이 해두는 것이 좋다. 나도 처음부터 크로스핸드 그립을 사용한 건 아니었다.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전에 크로스핸드 그립으로 바꾼 이후로 줄곧 이런 방법으로 퍼팅을 하고 있다.

역 오버래핑이건 크로스핸드 그립이건 퍼터를 너무 꽉 쥐지 않는 게 좋다. 나는 완전히 꽉 쥐었을 때의 힘을 10이라고 가정했을 때 3 정도의 힘으로 퍼터를 쥔다. 너무 느슨하면 손목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고, 너무 꽉 쥐면 스트로크가 뻣뻣해져 터치감이 좋지 않다.

퍼팅 어드레스는 무조건 편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키나 체형에 따라 개인차는 있겠지만 스탠스는 어깨 넓이보다 약간 좁은 편이 좋다. 양발은 ‘11자’ 로 나란히 둔다. 골퍼에 따라 왼발을 약간 여는 오픈 스탠스가 편하다는 분도 있다. 이렇게 하면 실제로 짧은 퍼팅을 할 때 시야가 확보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지만 대체로 퍼팅 라인과 평행하게 서는 것이 공을 똑바로 굴리기 쉽다.

중요한 것은 공 위치다. 공은 중앙보다 왼발에 가깝게 둔다. 왼쪽눈 아래에 공이 놓이도록 해야 한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나는 항상 퍼팅하기 앞서 공이 왼눈 아래에 놓여있는지 체크한다. 왼쪽 눈 밑에 공을 두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퍼팅 스트로크를 할 때 살짝 어퍼블로(올라가는 궤도)로 공을 맞힐 수 있다. 오른쪽 눈 밑에 있으면 다운블로(내리치는 궤도)로 공이 맞기 때문에 공을 제대로 굴리기 어렵다. 어퍼블로로 공을 맞혀야만 출발부터 톱스핀을 넣어 공을 굴릴 수 있다. 공을 왼쪽 눈 밑에 놓는 두 번째 이유는 퍼팅 라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 말은 내 눈이 퍼팅라인 선상에 위치해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