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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시경, 최소 2년에 한 번은 받아야 암 발견에 효과적

위 내시경, 최소 2년에 한 번은 받아야 암 발견에 효과적

 

 

심모(54·경기도 성남시)씨는 지난 12년간 10번 위내시경을 받았다. 올 1월 검사에서 조기(早期) 위암이 발견돼 수술도 받았다. 일종의 초기암이어서 수술만 받고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는 받지 않았다. 국가 5대 암 검진 지침은 40세 이상이면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또는 위장조영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 국립암센터가 지난해 전국 성인 4000명(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조사해 보니 위암 조기검진을 받은 사람이 76.7%였다. 검진율이 꽤 높은 편이다.

 위내시경 검사를 자주 받으면 암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분명히 높다. 그렇다면 얼마나 자주 받아야 가장 효과적일까. 심씨처럼 평균 1.2년 만에 받아야 할까. 연세암병원 위암센터 이상길 교수팀이 2008~2013년 위암 진단을 받았거나 위에 선종이 있는 환자 846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내시경 수술로 완치된 비율은 검사 간격이 짧을수록 높았다. 검사 간격이 1년 이하인 그룹에서 완치 비율이 54.5%, 1년 초과~2년 이하 그룹은 51.5%, 2년 초과~3년 이하 그룹은 50%로 나타났다. 3년 초과~5년 이하는 37.5%, 5년 초과는 26.5%로 떨어졌다.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에서 진행성 위암(암세포가 근육층으로 번진 암)이 발견된 사람의 내시경 검진 주기를 봤더니 2년 이하는 16%대였다. 반면 2년이 넘어가면 그 비율이 올라가 5년이 넘으면 38.2%가 됐다. 이를 종합하면 위암이 진행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최소 2년에 1회 이상은 내시경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일본 아리타병원 연구팀이 1~2년 간격으로 꾸준히 위내시경을 받은 위암 환자 106명과 위내시경을 받은 적이 없거나 검사 간격이 2년이 넘은 환자 255명의 5년 생존율을 비교했다. 1~2년 간격으로 내시경을 받은 그룹이 96.5%, 그렇지 않은 그룹이 71%였다.

 하지만 1년에 한 번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위암 수술을 받은 경우 1년에 한 번씩 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재발 여부나 다른 부위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 환자나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장상피화생은 위염 발생과 회복을 반복하면서 위 점막 세포가 소장·대장처럼 변해 원상회복이 안 되는 증세를 말한다. 정모(45·제주시)씨는 조부모·삼촌·고모·이모·조카가 위암 환자다. 그런데도 위내시경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에 체한 느낌이 들고 배가 불편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아 위내시경을 받았다. 위암 4기였다. 자신이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을 알고 일찍부터 자주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간혹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뒤 4~5개월 만에 암 진단을 받기도 한다. 이런 일을 보고서는 ‘위내시경 검사를 더 자주 받아야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위내시경 검사에서 제대로 발견하지 못했거나 위암이 무척 빨리 자라는 아주 희귀한 형태다.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다. 위내시경 검사를 지나치게 자주 받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위내시경 검사의 최종 목적은 조기에 위암을 발견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다. 위암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1년에 한 번, 보통 사람들은 2년에 한 번 받으면 된다.

노성훈 연세암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