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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출신 교사 뽑으려 … 공립 특채 ‘합격자 바꿔치기’

전교조 출신 교사 뽑으려 … 공립 특채 ‘합격자 바꿔치기’

광주광역시교육청 채점표 조작해 탈락자 선발
교사들, 교육감 사퇴 촉구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채점표를 조작해 당초 탈락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를 합격자로 바꿔치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1월 21일∼12월 7일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책임자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월 1일 사립 중·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국어·영어·수학·음악·한문 등 다섯 과목의 공립 특채 공고를 냈다. 명분은 광주시내 과원(정원초과) 교사 해소 차원이었다. 그 결과 사립학교인 대광여고 교사 5명이 3월 1일자로 특채됐다. 이들은 모두 전교조 소속으로 2009년부터 광주시내 다른 공립학교에 파견 근무 중이었다. 특채는 과원 해소 목적도 있었지만 이들의 학교 옮기기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문제는 시교육청 측이 사전에 점 찍어둔 교사가 탈락하면서 불거졌다. 시교육청은 특채 공고를 내면서 ‘사학법인이 응모할 교사를 추천할 때 교육청 업무담당자와 사전협의를 하도록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대부분의 사립교사들은 소속 재단의 추천을 받지 못하면 기회가 없는 것으로 보고 공채에 응하지 않았다. 사전 내정설도 돌았다. 시 교육청은 특혜 논란을 감추기 위해 재단 측에 다른 교사들이 지원하도록 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과목별 경쟁률을 2대 1로 조정한 것이다.

 하지만 음악 과목에서 들러리를 선 A(여) 교사가 합격하고, 정작 내정자인 B(여) 교사는 탈락했다. 이는 대광여고에 합격자 명단이 통보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에 특채를 담당했던 인사책임자 등은 부랴부랴 심사위원을 다시 불러 전형 채점표를 재작성하는 등 관련 서류를 조작했다. 점수 조작은 업무 담당자의 컴퓨터에 고스란히 기록됐고, 이번 감사 과정에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준 광주시교육청 대변인은 “이번 특채는 ‘사립학교에서 3년 이상 파견근무를 하면 공립교사로 특채할 수 있다’는 교육공무원법 규정에 따른 것”이라며 “재단 측에서도 과원 해소를 위해 교육청에 특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장 교육감의 공식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광주=유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