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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구조조정 후 한우물 판 아모레

뼈아픈 구조조정 후 한우물 판 아모레

 

지난달 주가 110만원을 돌파하며 증권가에서 목표가 논쟁의 중심에 선 아모레퍼시픽은 IMF 직후인 10년 전만 해도 눈물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아모레의 모회사인 태평양은 서경배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듬해 1998년 전자부문 계열사인 태양잉크를 일본 다이요잉크에 매각하고 이듬해에는 금융계열사 동방상호신용금고, IT업체 태평양정보기술과 태평양시스템을 청산했다.

IMF 전인 1991년에도 태평양증권을 SK의 전신인 선경에 매각하고, 한국훼라이트와 태평양금속을 합병했다.

1995년에는 돌핀스 프로야구단을 현대 유니콘스로 매각했고 전자사업 부문인 한국써보를 청산했다.

1996년에는 태평양패션을 거평에 매각했으며 1997년에는 여자농구단을 신세계에 팔았다.

이에 따라 1991년 금융부터 전자ㆍ스포츠 분야까지 종횡무진 사업을 확대해 24곳에 이르던 계열사가 올해 현재 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이니스프리를 중심으로 9개인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다.

1932년 고 서성환 창립자의 모친인 윤독정 여사가 고향인 개성에서 동백기름을 만들어 팔며 사실상 화장품 사업의 첫발을 내디뎠고, 1951년 창립 후 남성용 화장품인 순식물성 'ABC 포마드'를 판매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결심이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대규모 계열사 확장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은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며 "경쟁력 있는 사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교훈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그 결과 아모레는 2002년 롯데 부산본점 단일 매장에서 66억원의 매출을 올려 해외 유명 화장품 회사인 샤넬을 제치고 31개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으며 이듬해에는 '설화수'와 '헤라'가 매출순위 1, 2위를 기록해 전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드물게 자국 고가 브랜드 시장을 석권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 1천512억원, 성장률 8%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대비 16.3% 성장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도 21%를 기록해 화장품 분야 선두뿐 아니라 코스피 상위 20위권에 들었다.

2일 경기도 용인에 2만6천㎡의 연구동 '미지움'을 설립한 것도 향후 화장품 사업에 회사의 핵심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향후 아모레의 지속적인 성장 여부는 국내외 치열해지는 경쟁요소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인수에 이어 올해 한국화장품 브랜드숍 더샘 출시, 웅진코웨이 화장품 시장 진출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자본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해외의 경우 글로벌 기업인 로레알과 피앤지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