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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진정한 선진국 클럽에” DAC 회원국 만장일치로 가입

“한국도 진정한 선진국 클럽에” DAC 회원국 만장일치로 가입

한국, 원조 받는 나라서 주는 나라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공식 가입했다. DAC 23개 회원국(EU 집행위원회 포함)은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특별회의를 열어 한국의 가입을 결정했다. 한국은 세계 24번째 회원국(EU 포함)이 됐으며 회원국 지위는 2010년 1월부터 부여받는다. 한국은 선진 공여국 모임인 DAC에 가입하면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로 지위가 바뀌게 된다.

이날 특별회의는 22개 회원국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표가 모인 가운데 한국의 가입 자격을 최종 심의하고 가입 승인 여부를 토론하는 자리였다.

에크하르트 도이처 DAC 의장은 회의에 앞서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원조 액수를 크게 늘린 모범국이어서 DAC 가입 자격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오후 3시 시작된 최종 심사 회의에서 주 OECD 한국 대표부의 김중수 대사는 23개 회원국을 상대로 가입 요청 연설을 했다. 이어 회원국들이 간단한 토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가입을 확정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김 대사에게 가입 수락 요청서를 건넸고 동시에 김 대사가 수락 서한을 전달하면서 가입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1945년 광복 이후 줄곧 세계의 도움을 받던 수원국에서 60여 년 만에 공여국으로 옷을 갈아입는 순간이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고 축하했다. 김중수 대사는 “전 세계 개도국들이 한국을 발전의 모델로 삼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한국은 DAC 회원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제사회서 공여국 지위 인정=우리 정부는 이미 지난해 8억 달러 규모의 대외 원조를 하는 공여국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공여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번 DAC 가입으로 한국은 공식적인 공여국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현재 국민총소득(GNI) 대비 0.09%인 원조 규모를 0.2% 이상으로 올려야 하는 책임도 피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가입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2015년까지 0.25%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은 2011년에 공여국 자격으로 국제 개발 원조 논의의 최대 포럼인 HLF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DAC(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OECD 위원회의 하나로 1960년 선진국들의 원조 모임으로 발족했다. 현재 22개 회원국과 EU 집행위 등이 가입해 있으며 전 세계 원조의 95%가 DAC를 통해 이뤄진다. 가입 조건은 연간 1억 달러 이상, GNI 대비 0.2% 이상 등이다. 30개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터키 등 7개국은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