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만 하시나요, 신용테크는요?
그때부터 그는 신용등급을 올리려고 노력했다. 남은 빚을 꾸준히 갚았고, 각종 세금이나 통신비도 날짜를 지켜 납부했다. 1년 뒤엔 다른 카드사에서 새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고 능력 범위 내에서 쓰면서 연체를 하지 않았다. 그 덕에 그의 신용등급은 2년 뒤 평균치인 4등급으로 높아졌다.
신용등급은 국가나 기업에만 있는 게 아니다. 경제활동을 하는 개인에게도 인식표 비슷하게 따라다닌다. 일상생활에선 별로 의식하지 않지만 신용정보회사(CB)들이 각종 연체기록이나 거래정보를 모아 독자적으로 등급을 매기고 있다. 이들이 매기는 등급은 금융회사의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 심사의 기초 자료로 쓰인다. CB들은 10단계로 등급을 나누는데 6~7등급 이상이 돼야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 아래는 저신용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본인의 신용정보를 평소에 확인하고 관리하는, 즉 ‘신(信)테크’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3800만 명의 개인 신용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평가정보(www.creditbank.co.kr)에서 최근 3년간 자신의 신용정보를 조회한 사람은 112만 명이다. 경제활동인구(2466만 명)로만 놓고 보면 전체의 4.5% 정도만 개인신용을 확인하고 관리한다는 의미다.
신용등급은 한 번 떨어지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 2005년 1월 9~10등급이었던 사람 중 올 5월에도 같은 등급에 머문 사람이 전체의 56.8%였다. 물론 오른 사람도 적지 않다. 7등급 이상으로 올라간 경우가 34.7%였고, 1~2등급이 된 경우도 5만 명(0.9%)이었다. 한국신용평가정보 이호제 이사는 “대출을 아예 받지 않는 것보다는 적절한 대출(신용카드 포함)을 받아 제때 갚아 나가는 게 등급을 올리는 데 더 유리하다”며 “신용등급이 좋아야 필요할 때 자유롭게 대출을 받고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칫 부주의로 등급이 떨어지는 일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연체를 했다면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 대략 5일 이상 연체를 하면 신용정보회사로 기록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또 돈이 급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대부업체를 찾아서는 안 된다. 형편이 무척 어려워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용회복위원회 유재철 신용관리교육원 팀장은 “평소 각종 거래 정보가 자신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해하고 적절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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